「 세상의 모든 섬들이 내게 가르쳐준 지혜」/재니스 프롤리 홀러 지음/ 크림슨 펴냄/ 227쪽/1만원

세상의 모든 섬은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내밀한 영혼을 품고 있다. 저자는 타히티, 보르네오, 그리스 크레타 등 25개의 섬을 탐험하면서 섬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삶의 덕목과 저마다의 섬이 품고 있는 경치를 생생하게 펼쳐놓는다.

섬사람들은 육지인들에 비해 대체로 침착하고 인내심이 많다. 일례로 자메이카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든 아주 느긋하다. 그들은 버스나 음식이 제 시간에 오지 않아도 결코 보채는 법이 없다. 열악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우편물이 늦게 도착하고 잦은 집중호우 때문에 도로에 커다란 구멍이 생기기 일쑤지만 섬사람들은 인내심만 가지면 모든 것이 수월하다고 말한다. 인터넷 창이 1초만 늦게 떠도 속이 부글부글 끓는 우리와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단순히 천혜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는 것만으로 섬사람들은 육지인들에 비해 여유로운 것일까.

저자는 그들이 예측불허한 섬 생활을 겸허히 받아들이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빨리빨리'를 외치는 삶이 근본적으로 가능하지 않기에 오히려 섬사람들은 유쾌하고 낙천적이며 주어진 조건에서 최고의 성과를 낼 줄 안다는 것이다.

섬은 매일매일 팍팍한 일정을 소화해 내며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사는 우리들에게 단순하게 사는 삶의 매력을 가르쳐주는 존재다. '해야 하는' 일들에 짓눌려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섬은 삶에 대해 다시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기회의 장소인 것이다.

그런가 하면 섬은 야생의 향기로운 목초지, 꽃 피는 전원, 풍성한 야채와 과일, 향긋한 올리브나무와 싱그런 포도밭 등을 품고 있는 건강한 생명체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러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통해 우리 자신과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느린 삶이 빠른 삶보다 행복할 수 있고 부족함이 풍족함보다 나을 수 있다는 걸 일깨워주는 곳,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다른 방식으로 행복한 삶'을 만나볼 수 있다.

이지성기자 ez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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