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콘텐츠 수급문제 해결 중재 역할해야
초기 네트워크ㆍ설비 확대 투자유인책도 모색



3부- IPTV서비스 활성화 방안
② IPTV 활성화 과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IT 산업은 1990년대 후반 당시 IMF 이후 위기상황에 있던 한국경제를 이끄는 중심축으로 자리잡아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앞선 초고속인터넷 보급률 덕분에 인터넷을 매개로 한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티, 비즈니스 공간들이 확대되면서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기회를 제공했다.

거창한 점포를 갖추지 않고도 가상의 공간인 인터넷에서 연간 수십 수백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비즈니스가 가능해졌고, 인터넷 커뮤니티의 위력이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스 미디어시장을 위협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신 디지털경제가 본격화되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IPTV(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 제도 도입을 통해 미디어 환경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연말 어렵게 IPTV 법이 만들어지고, 시행령과 세부 고시안이 조만간 있을 국무회의에서 정식 통과되면 IPTV 상용화를 위한 제도적 틀이 모두 마무리된다.

방송-통신진영으로 대립하며 근 4년여 넘게 길고 긴 산고를 거친 끝에 10월부터 실시간 방송을 포함한 IPTV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IPTV 상용화는 그동안 지상파 및 케이블TV에 제한됐던 방송 시장을 인터넷 기반 시장으로 전방위로 확대하는 전기가 된다는 점에서 미디어 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가장 큰 영향은 과거 방송사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단방향의 콘텐츠를 선택해야만 했던 시청자들의 시청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점이다. 특히, 과거 인터넷이 전파되면서 사회 전체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던 것처럼, 기존 제도권 방송시장이 개방형, 양방향 미디어인 IPTV로 확대되면서 경제, 교육, 문화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올 것이란 분석이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주요 IPTV 사업자들이 프리 IPTV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이미 입증되고 있다. 기존 시청자들은 IPTV가 기존 지상파, 케이블방송사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직접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교육, 문화, 전자상거래는 물론 인터넷 이용환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 큰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IPTV의 다양한 콘텐츠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향후 IPTV에서 제공하는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26% 넘게 나왔다.

특히 사교육비가 월평균 소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 환경에서, 정부차원에서 IPTV를 통해 높은 사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하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방송통신 융합을 총괄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책의 최우선에 IPTV를 꼽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방통융합 서비스인 IPTV를 상용화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성장 둔화기에 직면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은 물론 인터넷 산업 전반에 성장동력원으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IPTV 활성화로 1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되고 130조원 이상의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전후로 인터넷 산업이 국내 산업 경제 전반에 새로운 먹거리와 성장동력을 제공했던 것과 같이 IPTV가 2010년을 전후로 새로운 동력원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IPTV 법제화 작업이 마무리되어 가면서, 이처럼 IPTV에 거는 기대와 위상도 한층 격상되고 있는 분위기다.

법제화작업이 가닥을 잡으면서 IPTV 업계는 10월 이후 IPTV 상용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KT,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이 IPTV 사업 제안서를 마련중이고, 이를 위해 콘텐츠, 네트워크 설비 구축 및 안정화를 위한 숨가쁜 준비작업에 한창이다.

그러나 이들 IPTV 업체들은 사업제안서 작업 및 본격적인 상용화를 코 앞에 두고 큰 난관에 봉착해 있다.

최대 현안은 IPTV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 IPTV 업체들은 이미 시행령 작업이 마무리되어가는 지난 2분기부터 지상파 방송사들과 콘텐츠 재전송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IPTV 업체와 해당 방송사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서 협상 자체가 결렬될 위기에 봉착했다. 이미 일부 방송사들은 `더 이상 협상은 없다`며 배수진을 치고 나선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라면, IPTV 사업제안서를 접수해야 하는 8월은 물론 상용서비스가 본격화되는 10월 이후에도 IPTV로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IPTV 업계에서는 10월 이후 지상파 방송 재전송이 제외될 최악의 상황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동안 힘들게 IPTV 법을 만든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케이블TV에서 인기있는 콘텐츠를 확보하는것도 현재로서는 빨간불 일색이다. 인기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 프로그램공급사(PP)들이 케이블-IPTV 진영간 대립구도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과 인기 PP 구성이 제외될 경우, IPTV는 말 그대로 기존 주문형방송(VOD)을 재탕하는 `알맹이 없는 IPTV`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렇듯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경우, IPTV는 시청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처럼 IPTV 콘텐츠 수급과 관련한 분쟁이 장기화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그동안 한발 물러서 있던 정부에서 조정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통위는 시행령 및 고시안에서 정한 바 대로, 콘텐츠 수급 문제는 이해 당사기업간 자율협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IPTV와 방송진영간의 대립구도에서 한발 물러서 있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콘텐츠 수급 문제가 IPTV 상용화와 시장활성화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통위가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뉴미디어로 출범한 위성방송과 DMB 업계가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에 가로막혀 생존을 위협받아 온 것처럼, 자칫 IPTV도 그 전철을 밟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IPTV 상용화를 계기로, IPTV 뿐만 아니라 DMB, 위성방송,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시장 전반에 체계적이고 일관된 규제정책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콘텐츠 수급문제 뿐만 아니라, IPTV 업체 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 솔루션, 네트워크 등 관련 업계가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유인책도 모색돼야 한다. 특히, 방통위가 IPTV 상용화를 국가적인 성장동력원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만큼, IPTV 사업자가 초기 네트워크 및 설비투자를 확대하기 위한 투자유인 정책과 함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프로모션 로드맵도 제시해야 한다.

<기획취재팀>
팀장 =최경섭기자 kschoi@
한민옥기자 mohan@
강희종기자 mindle@
조성훈기자 hoon21@

◆사진설명:IPTV 법제화 이후, 해당 업체들이 본격적인 상용화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지상파 방송 재전송, 주요 케이블TV PP들의 콘텐츠를 확보하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KT 메가TV 프로모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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