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우 한국퀄컴 사장


7월은 한국에 휴대폰이 보급된 지 20주년이 되는 의미 깊은 달이다.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폰 서비스가 첫 선을 보이고 정확히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은 전체 인구 대비 약 90% 이상의 이동전화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2008년에도 작년에 이어 국내 휴대폰 총 판매 대수가 2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갖춘 정보통신 강국이 되었다.

휴대폰 보급 초기에는 이동통신 사용자가 차츰 증가하게 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한정된 주파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가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이에 당시 소규모 벤처기업이던 퀄컴은 세계 통신업계에 1989년 초 1950년대부터 군용 및 위성통신에 쓰이던 대역확산(Spread Spectrum) 통신방식을 디지털 셀룰러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을 제안했다.

퀄컴이 제시한 CDMA는 아날로그 방식 대비 10배 가량의 용량증대와 고품질의 음질, 보안성 보장 등의 매력을 지니고 있어 AT&T, 모토로라, NYNEX 등 통신업체들의 주목을 끌게 했다. 하지만 초기 이론을 발표했을 당시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정교한 송신출력제어의 어려움과 통화 절차의 복잡성 등을 이유로 CDMA 방식의 이동전화시스템의 상용화 가능성을 부정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들이 TDMA(Time Division Multiple Access) 방식으로 개발을 한창 진행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이동통신 후발주자였던 한국이 CDMA를 택한 것은 매우 과감한 미래지향적인 결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CDMA가 아직 어느 나라에서도 상용화된 적이 없었던 기술이었기 때문에 이것을 상용화하는데 성공할 경우 기술자립을 성취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CDMA가 21세기 정보통신 서비스에 가장 적합하다는 점을 근거로 199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퀄컴과 CDMA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1995년 말, 당시 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기술 표준을 CDMA로 확정하였으며 1996년 초 당시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삼성, LG 등 제조사와 함께 퀄컴의 CDMA의 기술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하면서 한국의 이동통신 산업은 급속한 성장을 이루게 됐다.

한국과 퀄컴이 공동으로 이룩해 낸 CDMA 이동통신 기술 발전의 쾌거는 사람간의 거리를 좁혀주고 생활의 편리성을 높이는 등 우리들의 삶을 크게 변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단말기, 시스템, 콘텐츠 등 유관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전체 정보통신 산업 규모가 GDP의 30% 내외에 이르는 등 한국 IT 산업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 왔다. 국내 휴대폰 제조 업체들의 눈부신 성과 또한 괄목할 만하다. 한 시장조사기관에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008년 현재, 휴대폰 판매 실적 기준 나란히 글로벌 2위, 3위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 휴대폰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눈부신 성과의 이면에는 퀄컴과의 협업을 통해 발전시킨 CDMA기술이 자리잡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올해 미국에서 개최된 '북미 이동통신 전시회(CTIA)'에서 퀄컴의 폴 제이콥스 CEO는 현재 이동통신 기술에 또 한 번의 일대 혁신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아날로그 방식에서 시작하여 2세대를 지나 현재 3세대에 이른 이동통신은 끊임없는 기술발전을 통해 TV, 전자상거래, 인터넷 등 다른 관련 산업분야와 수평적으로 결합하며 영역 확대를 하는 등 꿈의 4세대 이동통신을 향해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퀄컴은 기존의 공고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동반 성장을 추구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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