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도 과태료 위주로… 72만여 신용불량자 구제

■ 5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정부가 종업원이 저지른 위법행위에 대한 기업이나 고용주의 연대책임을 대폭 완화해 주기로 했다. 또 72만여명에 달하는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들의 연체이자를 탕감하고 장기간에 걸쳐 채무를 이행하도록 돕기 위해 7000억원을 들여 신용회복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24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5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기업 경영부담 완화와 신용회복 지원방안 등을 마련했다.

정부는 우선 법인과 고용주에 대한 양벌 규정을 고쳐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종업원에게 있을 경우 해당 기업이나 고용주에 대한 처벌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종업원에 대한 관리ㆍ감독상의 과실만 있을 때는 징역형에 처하지 않고 과실 비율이나 감독 소홀의 책임 정도를 따져 처벌 수위를 정하기로 했다. 현행 양벌 규정은 기업 임직원이나 개인 사업자가 종업원이 관련 법규를 위반해 형사처벌을 받으면 법인과 고용주도 가담 또는 과실 여부에 관계없이 함께 처벌하도록 돼 있다.

정부는 또 기업이나 개인사업자가 경미한 행정법규를 위반했을 때는 징역형이나 벌금형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고 곧바로 영업정지나 인가취소 대신 경고나 시정명령을 통해 자발적인 시정 기회를 주기로 했다. 정부는 형사처벌을 완화하면 연간 10만여명의 전과자가 줄고 기업과 국민, 수사기관 등이 1610억여원의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제재 수위까지 낮출 경우 40만 사업자가 연간 6000억원의 매출증대 효과를 거둘 것으로도 예상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신용회복을 돕기 위해 1단계로 9월부터 제도권 금융회사와 대부업체에 1000만원 이하를 연체중인 46만명의 채권을 사들여 연체이자를 전액 감면하고 최장 8년내 원금을 나눠 갚게 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2단계로 채무 재조정 대상을 1000만~3000만원의 연체자 26만명으로 확대하고, 기초생활수급자는 채무액에 관계없이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를 위해 자산관리공사에 있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7000억원으로 신용회복기금이 설치된다. 이중 1단계 재원 2000억원은 정부 소유 은행의 부실채권정리기금 배분금으로, 2단계 재원 5000억원은 민간 은행의 배분금으로 충당된다. 이 기금은 제도권 금융회사와 대부업체에서 연 30% 이상의 금리로 3000만원 이하를 빌린 정상 상환자 가운데 신용등급 7~10등급인 대출자와 기초생활수급자가 저금리 대출로 바꿀 수 있도록 보증도 하게 된다.

정부는 또 채권추심업체들이 심야시간대(오후 9시~오전 8시)에 채무자에게 전화하거나 방문해 빚 상환을 독촉하거나 폭행 또는 협박을 하고 채무자의 자녀에게 채무상환 독촉장을 전달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에 마련한 방안들을 실행하기 위해 연내에 430여개 관련 법률의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상현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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