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새 시즌 주전 확보를 노리는 설기현(29.풀럼)은 로이 호지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을까.

설기현은 23일 오후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C1시원 초청 2008 풀럼 코리아 투어' 부산 아이파크와 친선경기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었다.

오랜만에 뛰는 데다 무덥고 습한 날씨에 풀타임을 소화하기에는 어려웠던 탓인지 설기현은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2차례의 슈팅은 모두 불발됐다. 전반 17분 오른쪽 코너킥 찬스에서 설기현은 골 지역 왼쪽에서 뛰어올라 헤딩 슈팅을 연결했지만 빗맞는 바람에 볼은 골문을 지키던 수비수 앞에 떨어졌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후반 35분에는 미드필드 중앙에서 회심의 오른발 중거리포를 시도했고 간만에 힘이 실렸지만 부산 수문장 이범영에게 막히고 말았다.

측면에서 상대를 괴롭히는 돌파도 부산의 왼쪽 풀백 주승진에게 수시로 막혔고 종종 시도한 크로스도 정확하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 페널티 박스 오른쪽 구석으로 스트라이커 데이비드 힐리에게 찔러준 스루패스가 비교적 정교했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26분에는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골키퍼 앞으로 휘어져 들어갔지만 쇄도하는 동료 공격수가 없었다.

최상의 활약을 보이기에는 여러 가지로 여건이 좋지 않았던 점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이었다. 레딩에서 뛰며 처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았던 때와 비교하면 날카로움이 확실히 덜했다.

설기현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감독이 이런 저런 것을 하라고 지시를 내렸고 나름대로 하려고 했는데 만족했는지는 모르겠다. 체력적으로 힘들어서 부족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대에 못 미쳤음을 시인했다.

설기현은 "한국 투어의 첫 경기이고 울산하고 토요일 경기도 있다. 또 시즌 전까지 여러 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면 괜찮아질 것"이라며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설기현은 호지슨 감독에게 보여준 것이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호지슨 감독은 설기현의 경기력에 대해 "오랜 만에 경기를 뛰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더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오늘 12명 가량의 1군 선수가 뛰었다. 그러나 아직 뛰게 하지 않은 선수도 있다"며 설기현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풀럼은 사흘 뒤인 26일 울산으로 넘어가 K-리그 울산 현대와 방한경기 2차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호지슨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졌던 설기현이 울산과 경기에서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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