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한국정보사회진흥원장


지난 20년간 우리는 정보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국가의 핵심 전략과제로 정보화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IT선진국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정보화가 정부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과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올해 발표한 각국의 국가 경쟁력 평가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은 지난해보다 2단계가 하락한 종합 31위로 경제운영성과 47위, 정부 행정효율성 37위, 기업경영 효율성 36위 등 주요 지표가 전반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OECD평균보다 두 배나 높은 교통사고 사망률, 반복되는 재해재난으로 인한 막대한 인명 재산 손실 등도 우리를 우울하게 하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점에서 국가 정보화 전략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자명하다. 이제는 정보화가 국가사회 전반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실용과 창의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보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의 핵심 인프라를 새로운 지식기반 인프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의 국정목표 달성과 현안해결을 통하여 우리나라가 지식기반사회의 세계 중심국가로 우뚝 설 수 있다.

지식기반 인프라는 기존 과학기술 분야에서 과학자, 공학자 등 소수의 전문가간 한시적 정보공유 및 협업을 위한 연구개발망을 의미하는 좁은 의미의 사이버 인프라(Cyber infra)개념을 뛰어넘는다. 이는 정부는 물론 기업, 연구기관, 일반국민 등 국가사회 모든 분야에서 각자의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협업과 정보공유를 통하여 기존의 문제 해결과 함께 비지니스와 서비스를 창출하여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인프라를 의미한다.

따라서 네트워크, 데이터(콘텐츠), 하드웨어 등의 물리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 제공과 서비스간 융복합화의 기반이 되는 공통플랫폼, 추진체계(거버넌스 체계), 법제도 등을 포괄한다. 그렇다면 정보와 지식의 창출확산활용이 주도하는 지식기반 사회에서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는 지식기반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들을 해야 할까?

첫째, 기존 물리적 인프라를 고도화하여 미래지향적 인프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먼저 전국적인 센서 기반의 국가 디지털 신경망 구축에 나서야 할 때이다. 이는 범죄, 재난재해, 에너지고갈, 지구온난화 등 예측불가한 다양한 사회적 안전문제와 국가 현안 해결을 위한 기반으로 역할을 할 것이다. 아울러 도로, 항만 등의 사회간접자본(SOC)도 IT인프라와의 발전적인 융ㆍ복합화를 통해 전국토를 미래 지향적인 지능형 신 SOC로 고도화해야 한다.

둘째, 효율적인 정보자원의 활용과 공유를 위한 정보자원의 공유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하드웨어 자원뿐만 아니라 데이터, 시스템, 비즈니스 등 가치 있는 국가 정보자원들을 연계하여 공동 활용함으로서 정보화 투자효과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셋째, 새로운 지식기반인프라를 활용한 다양한 핵심실용 서비스를 발굴하여 제공해야 한다. 우선 미래 행정과 국민 생활의 공통기반이 되는 실시간 공간정보, 의료정보, 환경정보 등을 공유ㆍ활용하는 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그 효과를 체감한 다음 기타 다양한 응용서비스로 확대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효과적인 국가 지식기반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장애가 되는 각종 법ㆍ제도를 미래지향적으로 과감히 정비하고, 시민을 포함한 정부, 산업계, 학계,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국제기구, 연구기관과의 거버넌스(governance) 기반의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국가정보화를 추진하여야 한다.

국가 지식기반 인프라가 구축되면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미래 예측과 이에 근거한 전략적 대응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정부도 '지식정부'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되어 각종 사회적 현안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적실성 있는 정책대안을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는 정부 경쟁력 제고의 핵심 요소인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기업의 경쟁력 제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필요 전제조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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