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소니에릭슨 등 3곳 상대 국제특허침해 소송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국제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연구기관이 세계 굴지의 민간 기업에게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국가 차원에서 첨단 IT기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9일 ETRI에 따르면 글로벌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소니에릭슨과 일본 교세라, 대만 HTC 등이 ETRI가 보유한 3세대 이동통신 표준특허 3건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미국 버지니아 동부지방법원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제기자는 ETRI가 자체 개발한 이동통신 기술 관련 지식재산권의 라이센스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SPH 아메리카로, 이 회사는 현재 10건의 국제표준특허에 대한 라이센스 권한을 갖고 있다.

3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침해한 특허는 CDMA-2000, WCDMA 등 3세대 이동통신 단말기의 전력소모량을 줄여 배터리의 사용시간을 연장하는데 사용되는 핵심기술로 지난 2000년 이동통신 국제표준규격에 채택됐고 1999~2003년 사이에 각각 미국 특허로 등록된 것들이다.

ETRI측은 그동안 3개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이 기술에 대한 적법한 절차와 계약없이 무단으로 사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ETRI 관계자는 "이 소송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쯤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소송에서 이길 경우 최소 2억 달러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표준규격으로 채택된 기술인 만큼 현재로선 100% 승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승소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ETRI측은 이번 소송결과를 지켜본 뒤 세계 최고의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 모토로라 등에 대해서도 동일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ETRI는 지난 1995년 퀄컴과 세계 최초로 CDMA를 상용화하면서 퀄컴이 일방적으로 수익배분금을 축소하자 1998년 국제중재재판소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해 2억 달러의 분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최문기 원장은 "그동안 ETRI의 지재권 전략이 기술보호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다면 이번 소송을 계기로 적극적인 권리행사를 통해 수익확보에 나서는 한편 기술표준특허를 통한 로열티 수입을 극대화해 현금 창출원으로 연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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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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