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자, 제자들에게 정치를 묻다」/김성희 지음/프로네시스 펴냄/200쪽/9000원

수많은 사상가들이 명멸했던 춘추전국시대, 인(仁)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정치를 소망했던 공자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꿈을 품었다. 공자는 인간은 정치적 존재이며 정치야말로 인간다움의 본래 영역이라고 믿었다. 공자는 바름과 정의의 개념을 강조한 정치사상가였다.

하지만 공자의 사상은 너무나 이상적이다. 정의와 바름을 바탕으로 한 정치는 불의와 협잡이 넘치는 현실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전국의 패권을 잡기에 급급한 제후들에게 그의 간언은 허공 속에서만 울렸다. 자기가 선택한 주군 밑에서 뜻을 펼치려던 그의 꿈은 14년에 걸친 정치 여행에도 불구하고 끝내 빛을 보지 못했다.

공자의 죽음 이후 제자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그의 사상도 일관성을 잃고 제대로 계승되지 못했다. 재여는 일치감치 스승과 생각을 달리 했으며, 자로는 자신의 평소 주장을 실행하다 끝내 죽었다. 자공은 혼자 힘으로 스승을 성인으로 추대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안회는 공자보다 일찍 세상을 떠났다.

현실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정치사상은 아무 소용이 없다. 하지만 공자의 사상은 당대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으며 이후에도 수많은 왕조의 황제와 제후들이 도달해야 할 이상으로 남아있다. 오늘날 우리가 정치와 정치가들에게 품는 기대는 공자의 사상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정치사상의 큰 획을 그은 공자 사상의 근간을 살펴보고 그의 사상이 어떤 과정 속에서 형성됐는지 네 명의 제자들과 나눴던 제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짚어낸다.

확실히 공자는 실패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공자는 제자들과 더불어 즐거울 수 있었고 목숨을 건 여행을 14년 동안이나 견뎌냈다. 이들의 실패를 통해 오늘날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지성기자 ez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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