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국산업체 '환영' 속 외산 타격 예상

흡입력ㆍ소비전력간 혼동 사라질듯



전기용품안전관리법 개정으로 내달 1일부터 진공청소기의 생명인 흡입력 표기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흡입력을 표기해온 국산 업체와 달리, 모터출력을 주로 표기해온 외산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8일 진공청소기의 안전기준 7.1항에 `진공청소기와 그 포장 등에 흡입력 또는 소비전력을 표시할 경우, 그 표시내용이 혼동되지 않도록 흡입력 또는 소비전력임을 나타내는 표시를 해야 한다'는 개정 사항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기표원 관계자는 "국산 청소기는 통상적으로 청소기가 먼지를 빨아들이는 힘인 흡입력을 표기해 온 반면, 수입 청소기는 모터 작동시 소비되는 전력량인 소비전력(모토출력)을 표기해 흡입력과 최대출력간 소비자의 혼동이 있어 왔다"면서 "국산제품은 소비전력의 2분의 1, 외산제품은 소비전력의 3분의 1이 통상적인 흡입력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산가전업체들은 흡입력 표기가 없는 상황에서 높은 모터출력 표시로 흡입력이 높다고 마케팅을 해 왔고, 삼성과 LG 등 국산업체들은 제품상에 표시되는 기준이 W(와트)로 동일해 모터출력이 흡입력으로 혼동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산가전, 흡입력 표시에 환영=국산업체들은 이번 청소기 성능 표기 개정으로 청소기 표면에 표기된 수치가 흡입력인지 소비전력인지 알 수 있게 돼 제품을 선택하는데 혼란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며 반기는 입장이다.

국내 업체들은 소비전력은 낮추면서 흡입력은 높이는데 청소기 개발의 초점을 맞춰 왔고 흡입력 수치를 제품에 표기해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스텔스 청소기(모델명 VC-B835R)의 경우 제품 표면에 흡입력인 510W를 표기하지만, 이 제품의 소비전력은 1050W다. 또 LG전자의 싸이킹 청소기(모델명 V-C734J)도 소비전력 1200W에 흡입력 510W로 흡입효율이 높은 편에 속한다.

반면 일렉트로룩스가 작년에 출시한 트윈클린(모델명 Z8225)은 최대출력 1600W로 소비전력을 표기했고, AEG 청소기(모델명 CE235)는 1700W로 표기해 소비자들이 수치만 보고 외산 제품의 흡입력이 좋은 것으로 여겨 왔다는 게 국산가전업체들의 주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입청소기들은 제품표면에 표기된 소비전력을 흡입력으로 홍보하는 경우가 있어 흡입력 수치만을 제품에 표기하는 국내 업계에서는 제품 성능 홍보시 역차별 논란이 있어 왔다"면서 "이번 개정에 따라 삼성전자는 법 적용의 대상이 되는 EK(전기용품 안전인증)규격을 취득한 전 모델에 대해 7월 1일 이후부터 흡입력과 소비전력을 한글과 수치로 병행해 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산가전 입장=그동안 높은 소비전력을 앞세워 70만원대 고급형 청소기로 한국시장을 공략해 온 외산가전들은 흡입력 표기 의무화로 인해 다소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현행법상에는 외산 청소기는 전기용품 안전인증 대상으로 소비전력에 대한 사항만 표기하도록 돼 있고, 청소기 주요 성능인 흡입력에 대한 표시규정이 없었다.

이에 최근 지멘스는 70만원대 최고급 청소기 `원스텝 체리메탈레드'를 출시하면서 강한 흡입력을 기본으로 2200W의 출력, 2000W의 소비전력으로 전자식 흡입 제어 방식을 채택했다고 소개했다. 일렉트로룩스도 70만원대 `옥시즌 플러스' 청소기에 대해 1800W 모터로 미세한 먼지와 털까지 흡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멘스코리아 관계자는 "외산은 모터출력 방식이고 국산은 소비전력과 흡입력으로 나뉘는 데 이들 방식간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모터출력 방식 2200W를 흡입력으로 환산하면 800W정도 되나 기종별로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일렉트로룩스코리아 관계자는 "7월 1일부터 바뀐다는 것은 흡입력, 최대출력(소비전력) 2개를 모두 표기하라는 것은 아니고, 각각 흡입력인지 최대출력인지에 대해 정확히 명기하라는 것을 말한다"면서 "일렉트로룩스는 이에 대한 별도의 대응책은 없고, 최대출력임을 확실히 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달부터 시행되는 흡입력 표기 의무화 범위는 전기용품 안전인증 대상 1500W 소비전력 이하 제품이 해당된다. 소비전력이 1500W를 넘는 외산 청소기의 경우 자발적으로 표기하지 않는 한 흡입력 의무화 실효성은 적을 전망이다. 게다가 KS마크가 찍힌 국산제품의 경우 강제사항은 아니나 2500W까지 흡입력을 표기하게 돼 있다. 이에 기표원 관계자는 "큰 청소기가 계속 출시되는 추세에 따라 추가적인 시행규칙 개정작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심화영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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