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장비업체서 손배소 '역풍'

"영문오역… 처분 부당" 주장



최근 감사원이 기상청의 성능미달 관측 장비 구매로 오보가 늘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 해당 장비 공급업체로부터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했다.

기상장비 공급사인 A사는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적합한 제품을 속여 기상청에 납품했다"고 발표한 감사원 담당 감사관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했다고 19일 밝혔다.

감사원은 2007년 12월 27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12일 동안 기상청을 감사한 결과, 고층 일기상황을 관측하는 `GPS 라디오존데(Radiosonde)' 구매를 위한 입찰제안 등의 과정에서 미인증 제품을 구매했다는 내용의 감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기상청을 대상으로 A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입찰참가제한 등 제재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A사는 "감사원이 국제기구 안내서 발간 목적을 잘못 해석하고 안내서의 영문 내용을 오역해 부당한 감사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감사원이 `(라디오존데 구매시) 자체 실험의 경우 세계기상기구(WMO) 기준(40~60회)을 따라야하는데, 기상청은 13회만 실시했다'고 한 데 대해 "WMO 비교실험 기준은 국제협약이나 규정이 아니라 `안내서(Guide)'에 불과하고 비교관측 횟수 40~60회란 기준은 WMO 지침 어디에도 없다"고 밝혔다.

또 2005년 WMO 실험결과 습도오차가 기준의 30% 이상으로, 기상청 입찰규격(±4%)에 미달하는 모델을 적합한 것으로 인정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사원이 영문 WMO 실험 보고서 중 30% 습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잘못 해석해 A사 라디오존데에 치명적 결함이 있는 것처럼 허위 사실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A사는 "이번 감사로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감사원은 회사에 어떤 소명자료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비교관측의 문제점을 부각시켜 관련 공무원을 중징계하고 담당업체의 입찰참여를 제한한 것은 새로운 장비와 사업자를 기상청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해 민간 기상산업 성장을 저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담당 사무관은 "기상청이 발표한 구매규격에는 포항에서 실시한 관측 실험에 참여한 모델에 한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A사는 입찰참여모델(DFM-97)이 아닌 시제품(DFM-06)으로 납품해 부적격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장비 구매로 인해 기상청 오보가 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감사 중 기상청이 GPS방식 도입 후 결함 있는 제품으로 인해 이상건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고 해명했다.

기상청은 2006년 기존 지상무선국 기반 관측 방식인 `LORAN(Long Range Navigation)-C'에서 GPS로 고층기상관측 시스템을 전환하는 계획 아래 A사를 납품업체로 선정했으며 A사는 독일 GRAW사 DFM97 모델의 라디오존데 4305대 11억4000여만원어치를 공급했다.

한지숙기자 newbone@

용어라디오존데=대기운동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기구(풍선)에 기온, 습도 등의 센서를 탑재한 관측 장비를 매달아 고층 일기상황을 관측하는 장비다. GPS를 부착한 경우 GPS라디오존데라고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