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업계 `빅5`로 꼽히는 메리츠화재가 제일화재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선언함에 따라 보험업계에 한 차례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11개 손해보험사(온라인 자동차보험사 제외)가 경쟁하는 구도에서 빅5의 과점 체제가 강화되면서 경쟁이 더 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이 최근 부쩍 강조하는 금융사 대형화.겸업화의 신호탄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 `빅5` 체제 공고화 =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에서 빅5의 `막내`로 꼽히는 회사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8.1%다. M&A 대상으로 지목된 제일화재는 순위 6위, 시장점유율 3.5%로 둘의 점유율을 단순히 합치면 11.6%가 된다.

메리츠화재는 M&A가 성사될 경우 여기에 시너지 효과가 더해져 13% 이상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내부적으로 2009년까지 13.7%, 2010년이면 15%를 목표로 정했다. 이쯤 되면 업계 2위 그룹을 이루고 있는 현대해상.동부화재.LIG손해보험과 어깨를 겨루는 수준이다.

매출 규모로는 메리츠화재 2조5천억원, 제일화재 1조1천억원으로 합칠 경우 3조6천억원이 된다.

메리츠화재의 제일화재 인수는 중장기적인 성장 전략의 일환이다. 지난해 말 외부 컨설팅 결과 금융 지주회사로 체제로의 전환과 메리츠 금융그룹의 간판 회사인 메리츠화재의 업계 내 규모를 확대한다는 게 두 개의 주요한 결론이었다. M&A는 후자의 실천인 셈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자체 성장을 최대화하되 M&A도 마다하지 않는 다는 입장에서 시장을 주시하다 여건이 성숙됐다고 보고 실행에 옮겼다"이라며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인 대형화.겸업화에 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M&A가 성사된다면 손보사 간 M&A의 첫 사례가 된다. 그동안 대주건설(옛 대한화재)이나 근화제약(그린화재) 등 타 업종에서 손보사를 인수한 적은 있지만 손보사 간 M&A는 없었다.

메리츠화재는 외부 차입 없이 M&A를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합금융 등 계열사의 협조를 받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메리츠 측은 계열사.우호 지분을 포함해 메리츠화재 4.11%, 메리츠종합금융 4.21%, 한국종합기술 1.67% 등 모두 11.465%의 제일화재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최대주주의 지분 20.68%(553만7천245주)를 추가 확보하면 32% 선이 된다.

◇ 제일화재는 어떤 회사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김 씨는 최대주주일 뿐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있다.

다만 한화그룹에서 M&A 견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가져온 한화손해보험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제일화재는 그린화재와 함께 유력한 M&A 매물 중 하나로 꼽혀왔다. 대기업과 연결고리가 없는 손보사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손보업계는 최근 대한화재가 롯데그룹에 인수되는 등 대기업 계열사로 속속 편입돼가는 추세다.

제일화재는 그러나 재무 구조가 탄탄한 회사는 아니다. 작년 말 현재 자본잠식 상태(-383억원)이며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도 138.7%로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다만 일반 보험, 온라인 자동차보험 분야에선 매출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M&A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최대주주의 의중이 가장 결정적이다. 보험업계에는 쉽게 경영권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메리츠화재는 `비우호적` M&A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제일화재 경영권 인수에 관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30% 안팎의 지분을 확보, 최대주주가 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럴 경우 주가가 상승하면서 메리츠화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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