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산업부 기자 이형근


'독점'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거북하게 생각했던 인텔이 이제는 독점에 도전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인텔은 PC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또는 전략을 내놓을 때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독점이라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독점이라는 것은 단어 그대로 '독차지'다. 기업이 의도하든지, 의도하지 않든지 생산과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면 그 현상 자체를 독점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독점시장에서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업체는 다른 업체들의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부터 인텔은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 로드맵을 공개하는 등 모바일 칩셋 강화를 공공연히 밝혀왔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인텔개발자포럼에서도 인텔은 모바일 부문에 대부분 시간을 할애했다. PC 부문을 이을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모바일 시장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PC시장이 인텔의 주무대인 것처럼 모바일 칩셋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업체는 영국의 ARM이다. ARM은 인텔처럼 직접 칩을 만들지는 않지만 각 칩셋 제조사에게 라이선스를 주고 모바일 칩셋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다. ARM 기반 모바일 칩셋은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약 80% 점유율로 독점적 지위에 있다.

이미 인텔은 모바일 칩셋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6년 모바일 사업부를 마벨테크놀로지에 매각하는 뼈아픈 경험을 했다. 하지만 불과 2년이 지난 지금 모바일 시장 상황은 달라졌다. 모바일 부문에서도 강력한 멀티미디어, PC수준 네트워크 환경을 요구하고 있어 인텔은 이를 기반으로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인텔은 자사 모바일 칩셋이 '성능'과 '저전력' 모바일 환경에 필요한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킨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전과 달리 MID 연합과 소프트웨어 업체 등 많은 지원군들도 함께 하고 있다. ARM도 모바일 부문 축적된 기술력으로 인텔의 도전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야 어떻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독점시장에 새로운 공급자가 생긴다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인텔이 모바일 부문에서 경쟁하려하는 회사의 이니셜도 'A'로 시작한다는 점이다.역지사지 입장에 처한 인텔이 모바일 부문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 지 기대된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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