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19일 `포이즌 필`, `황금주` 도입 등 적대적 M&A를 막기 위한 경영권 안전장치를 만들겠다고 밝힌데 대해 재계는 "기업들의 불안이 어느정도 해소될 수 있게 됐다"며 반겼다.

그동안 재계는 정부측에 적대적 M&A 방어장치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오던 터였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거치며 외자유치를 위해 국내 기업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은 많이 도입됐지만, `방어`를 위한 수단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게 재계의 입장이었다.

외환위기를 졸업하고 한국 경제가 제자리를 찾은 상황에서는 기업이 안정적 경영권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야 하는데 적대적 M&A의 방어수단이 없다는 게 불안요소였다는 것이다.

◇"필요한 방어장치" =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포이즌 필, 황금주 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도입을 주장해온 제도로, 최소한의 방어장치를 갖추게 됐다"고 반색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는 M&A와 관련해 공격과 방어 사이의 균형이 무너져있는 상태"라며 "하지만 포이즌 필, 황금주 등이 도입될 경우 M&A와 관련한 적절한 공격과 방어의 균형점이 찾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경우 무엇보다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라며"단지 M&A 활성화를 막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한 건전한 M&A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그동안 `기업활동에 전념해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남 좋은 일을 시키는 것`이라는 우려가 기업들 사이에서 팽배했었다"며 "정부의 적대적 M&A 방어장치 도입 추진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계는 기업들의 안정적 경영을 위해 정부가 추가적인 조치를 취해야한다는 요구를 덧붙였다. 공정거래법상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에 따른 금융기관 의결권 제한 등이 조속히 개선돼야 한다는 게 계계의 중론이다.

◇적대적 M&A 노출 = 아직까지 국내에서 외국 자본에 의해 적대적 M&A가 이뤄진사례는 없다. 하지만 외국 자본, 특히 외국 투기성 자본이 국내 기업의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하거 지분 매입 뒤 경영에 간섭함으로써 기업들이 경영권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한 사례는 적지 않다. 이들 외국 투기성 자본의 경우 기업의 가치와 장기적 발전을 노리기 보다는 이 른바 `먹튀`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또한 "본사를 미국으로 옮겨라" 등 회사측이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 조건도 내거는 경우도 많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최태원 SK 회장의 경우 2003년 소버린이 지분 14.99%를 확보한 뒤 SK글로벌 분식회계에 연루된 경영진 퇴진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오는 바람에 홍역을 치러야 했다. 결국 주총에서 표 대결까지 벌이는 등 홍역을 치른 끝에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삼성물산도 지난 2004년 영국의 헤르메스 펀드가 지분 5%를 확보한 뒤 무수익자산인 삼성전자 지분 매각, 삼성카드 증자 불참 등을 제안해 긴장하기도 했다.

또한 노르웨이계 투자회사인 제버란트레이딩은 국내 해운업체들 입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외국 자본이다. 제버란트레이딩은 해운업체의 지분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차익을 남기고 매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진해운의 경우 2006년 10월 제버란트레이딩이 이스라엘 해운갑부인 새미 오퍼가 운영하는 사마마스룹에 지분 12%를 매각, 당시 M&A설이 나돌았지만 조양호 회장,최은영 회장 등이 지분을 늘려 이를 방어했다.

제버란트레이딩은 2006년 4월에도 현대상선 지분 17.18%를 확보한 뒤 차익을 남기고 현대중공업그룹에 전량 매각해,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간에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을 불러일으키도 했다.

현재 적대적 M&A의 가능성이 계속해서 거론되는 대표기업은 포스코다. 포스코의 경우 오너가 없는 상황에서 지분이 분산돼 있고 외국인 지분이 많다는 점에서 적대적 M&A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다. 무엇보다 세계 철강업체의 추세 가운데 하나가 `M&A를 통한 덩치키우기`라는 점도 이를 부추긴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신일본제철, 현대중공업그룹, 세아제강 등과 전략적 제휴를 하는 동시에 주가 올리기, 우호주주 확보 등을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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