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KTF와 합병 물밑작업 착수

경쟁사 반발 차단…신규망 투자비 조달도 고심
유무선 통합 대세론ㆍ소비자 권익 증대 등 부각



KT(대표 남중수)가 KTF와 합병추진 공식 선언을 4월 총선 이후로 미룰 전망이다. 그러나 합병을 위한 물밑작업은 이미 착수했다.

KT가 합병 공식화 시기를 다소 뒤로 미룬 것은 새로운 규제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출범과 총선 등 정치적 변수와 함께, 합병을 너무 서두르지 말자는 내부 의견이 대두됨에 따른 완급 조절로 풀이된다. KT는 당초 남중수 사장의 재임이 확정된 직후인 3월 초에 합병 추진을 공식화할 예정이었다.

KT는 합병 공식선언의 시기는 다소 늦췄지만, 지배구조 개편의 방향타를 KT-KTF간 합병으로 고정한 상태여서, 합병을 위한 물밑 움직임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28일 KT와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지배구조 개편을 전담하는 KT의 CFT팀(팀장 권행민 전무)은 남 사장의 지시로 '합병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합병에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은 △합병에 따른 긍정적 효과 알리기 △경쟁사 반발 차단 △특히 KT의 아킬레스건인 필수설비(시내망) 분리 논란 최소화 등이 핵심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합병이 수월하게 추진되도록 KTF 조직을 손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시내망 분리 논란 최소화=KT-KTF 합병에 가장 민감한 현안은 KT 필수설비 문제다. 경쟁업체들의 필수설비 분리요구에 KT가 어떤 카드를 제시할지가 최고 관심사다.

SK텔레콤, LG그룹 통신3사는 KT가 민영화 한 이후부터 KT 필수설비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KT가 과거 공기업 때부터 축적해 온 PSTN(공중통신망), 초고속 인프라가 결과적으로 유무선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 등을 비롯해 세계 주요 통신사업자들의 필수설비 분리 사례를 들어, KT의 네트워크 지배력을 견제하기 위해 필수설비 분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케이블TV 업계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업체까지 가세, KT가 네트워크 지배력을 바탕으로 IPTV 시장을 독과점 할 수 있기 때문에 필수설비 분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공세를 가하고 있다.

KT그룹은 KT-KTF 합병 카드와 필수설비 분리카드를 어떻게 조율할지 아직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지만, 경쟁업체들이 걸어오는 싸움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KT는 우선 필수설비 분리 문제는 KT 민영화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 받았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 '대규모 망투자→서비스 활성화→망 재투자'라는 통신시장의 선 순환고리를 고려할 때, 필수설비를 분리하게되면 망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논리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IPTV 등에 필요한 FTTH(광가입자망) 사업을 개방할 경우, 향후 신규 망 투자비는 어디서 조달할지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은 융합추세이자 소비자권익 증진의 대안=KT는 KTF와의 합병이 유무선 통합이란 글로벌 추세에도 부합하며, 경쟁 활성화란 국내 통신시장 정책기조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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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통신시장에서 KT역할론도 부각시킬 방침이다. 합병을 통해 결합상품 및 재판매 시장을 활성화하고 요금인하 등 소비자 이용후생 증대의 대안이란 점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민영 KT에 대한 인식 제고도 거론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직인수위가 KT를 여전히 국영기업의 하나로 보는 시각을 노출한 적이 있어, 내부에서도 상당히 충격을 받았었다"며 "민영화 6년째인 KT에 대한 이같은 인식은 합병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원활한 합병을 위해 KT가 KTF 조직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KTF간 합병에 대해 공식적 입장을 밝히기 어려운 KTF가 내심으로는 독자생존을 희망하고 있어, 합병 추진 시 예상되는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에 따른 것이다.

최경섭기자 kschoi@ㆍ김응열기자 u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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