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출시된 안티스파이웨어 중 70% 이상이 스파이웨어를 제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품의 신뢰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실시한 `2007년 하반기 스파이웨어 제거 프로그램 실태조사' 결과 119종의 안티스파이웨어 제품 중 71%에 해당하는 85종의 제품이 스파이웨어를 전혀 치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료 100종, 무료 19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료 제품 22종, 무료 제품 12종 등 총 34종의 제품만이 스파이웨어 치료 능력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파이웨어를 제거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품이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특히 돈을 지불하는 유료 제품 100종 가운데 22종만이 치료 능력이 있다는 사실은 놀랍다.

스파이웨어는 스파이와 소프트웨어의 합성어로,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몰래 숨어들어가 있다가 중요한 개인정보를 빼가는 악성코드다. 스파이웨어는 갈수록 지능화ㆍ다양화하면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에는 동영상을 미끼로 이용자를 속여 유료 결제를 유도하는 `숏컷 스파이웨어'에 대한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이 스파이웨어가 컴퓨터에 설치되면 `무제한 동영상'이라는 아이콘이 생기는데, 아이콘을 클릭하면 선정적인 제목의 동영상 메뉴가 뜬다. 다시 메뉴를 클릭하면 동영상 파일의 다운로드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창이 뜨는데 이는 눈속임일 뿐이다. 실제 다운로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스파이웨어가 무료 서비스 쿠폰을 발급받았다는 메시지와 함께 본인 확인을 요구할 때 전화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게 되면 사용료가 휴대전화 요금으로 부과된다. 이용자가 뒤늦게 3만원이 넘는 금액이 청구된 것을 알게 되면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안티스파이웨어는 이러한 스파이웨어를 없애기 위한 것인데 무용지물인 제품들이 시중에 범람하고 있다니 안타깝다. 다만 그동안 논란이 된 무료 백신의 성능이 유료 제품에 버금가는 것으로 입증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조사대상 프로그램 중 39%가 이용자 동의없이 설치되고 있어 고객지원 개선이 시급하다. 전화응대 서비스나 이메일 회신을 하지 않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고객 지원이 부실하면 제품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안티스파이웨어 업체들의 자동연장결제, 의무사용기간 규정, 계약해지 가능기간 제한 등의 불공정 약관조항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안티스파이웨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어 온 것은 이와 직결된다.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안티스파이웨어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이용자들이 제품 선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안전하고 검증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자칫 부실한 제품을 사용하다가 예기치 않은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정통부는 지난 2005년 스파이웨어에 대한 기준을 발표한 뒤 제대로 감시해 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철저히 감시를 해 왔다면 함량미달의 안티스파이웨어 제품들이 시중에 나돌고 있겠는가.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면서 제품 품질에 대한 관리 감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경찰청ㆍ공정거래위원회ㆍ한국소비자보호원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도 적극 전개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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