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관 홍익대 정보디스플레이공학과 교수


최근에 차기 대통령으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가동되면서 혁신만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화두가 만연하고 있다.

지금의 정부 조직과 특히 공무원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팽배하여 인수위에서는 작지만 효율적인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매우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짧은 시간에 도출, 요약, 그리고 정리되어 가고 있다. 그러한 와중에 너무 앞서가거나 설익은 안들이 언론에 노출되어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벌써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현재의 여당은 내부의 복잡한 역학관계와 4월에 있을 총선의 한 가운데에서 이러한 인수위의 움직임에 어정쩡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고 일부 단체들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하여 이러한 움직임에 반대하는 성명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좁은 소견의 필자 입장에서는 일단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가 내놓는 플랜에 대하여 내부 사정에 의한 소위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기보다는 지난 5년간의 혼란과 정체를 극복하고 100년 후의 대한민국을 위한 중요한 계기로 여기는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한 후 대통령 취임 후 결정된 사항들을 실천에 옮길 때 발생하는 잘못을 비판하는 것이 더욱 현명할 것 같다. 혁신의 상징인 두바이, 홍콩, 그리고 싱가포르 등을 좇아가기에도 너무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혁신성이 요구되는 것은 정부뿐 아니라 일반 국민은 물론 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는 첨단 분야의 제조업에서 양산 기술의 우위에 의존하는 성장에 의존하는 전략이 통하였으나, 앞으로는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때문이라도 이제는 이러한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할 것 같지 않다. 예를 들어 한국의 대표적인 휴대폰업체인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세계 3위의 위치를 고수하다가 모토로라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는 기사를 보고 한국 기업의 경쟁력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 이후에 나온 기사를 보면 2위업체였던 모토로라의 추락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고 하며 세계 1위인 노키아의 판매량이 2위로 올라선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를 포함한 2~5위권 업체들의 합계 판매량을 능가하였다는 기사를 보고 '아직은 갈 길이 멀구나'라고 자위했던 기억이 있다.

한편 세계 1위 기업인 노키아와 이제 2위로 올라선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의 신기술에 대한 태도를 비교하여 보면 그 차이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AMOLED를 양산한 후 마켓팅을 위하여 노키아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를 접촉하였을 때 그 반응은 매우 대조적이었다고 한다. 비록 가격은 상당히 비쌌지만 그 화질 등의 성능 면에서 LCD를 능가하는 AMOLED를 노키아는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을 인정하면서까지 자사 휴대폰에 채택을 결정하였으나,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는 기존의 LCD와 같은 가격이 아니면 채택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하였다(지금은 채택하여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물론 그 회사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감안하였더라도 그 분야의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기업이라면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취해야 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더구나 최근에 빌게이츠가 다보스 포럼에서 주장한 바와 같이 이제는 기업의 가치가 이윤만 추구하는 비도덕적 자본주위가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자본주의의 도덕적인 면모를 강조한 것과 같이 더 높은 기업의 가치를 수요자가 요구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진정한 세계 1위의 기업이 되기란 정말로 어려운 일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기업이 나올 때 비로소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으며 정부의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기업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기존 사고의 발상을 뛰어넘는 디지털적인 사고의 혁신을 이루어야 하며 이명박 정부가 이러한 혁신의 교두보를 마련한 정부로 미래에 기억되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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