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ㆍ융합으로 질적 효율화… '규제 개혁' 후속작업 기반도 구축

정통ㆍ과기ㆍ해수ㆍ여성ㆍ통일부 폐지
IT-타 산업정책과 연계 신산업 창출



오랜 산고 끝에 16일 모습을 드러낸 정부조직 개편안은 `실용'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향후 국정운영 방향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18부 4처 18청 10위원회에서 13부 2처 17청 5위원회로 정부 조직을 대폭 축소한 것은 이 당선인이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알뜰하고 유능한 정부'라는 핵심 국정과제의 원칙을 잘 압축하고 있다.

이경숙 대통령직인수위원장도 이날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유능한 정부, 작은 정부, 섬기는 정부, 실용정부 등 4가지 원칙을 개편의 기본방향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조직 개편의 요체는 중복적인 기능의 과감한 통합과 부처별로 나눠진 기능의 융합 및 정부 권한의 대폭적인 이양 등으로 요약된다.

◇실용정부, 규제개혁 통한 경제 살리기 의지=인수위는 이날 조직개편의 후속작업으로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이 당선인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과감한 규제개혁'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중복적인 기능을 과감하게 통합하고 쪼개진 기능들을 융합시켜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복잡한 규제를 혁파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정부 기능의 통합과 융합, 정부 권한의 민간 및 지방이양 등을 통해 규제개혁의 기반을 만들고, 결국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정부 조직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없어지는 정부 부처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부, 해양수산부, 여성부, 통일부 등의 통폐합을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것도 이 당선인의 강한 실용정신과 경제 살리기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번 개편안에는 국회 입법을 전략적으로 고려한 측면도 엿볼 수 있다. 원내 1당인 대통합민주신당이 정통부, 과기부, 해수부, 여성부 등의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정부조직법 통과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막판에 통일부 폐지를 추가한 것은 일종의 대야 협상용 카드로 활용하려는 포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까지 포함해 5개 부서를 폐지하는 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국회 협의과정에서 신당이 조직개편안에 일괄 반대할 경우 통일부를 존속시키고 나머지 4개부는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유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관측된다.

◇통합과 융합 통한 `슬림' 정부 출범=이번 정부조직 개편의 중요한 특징은 각 부처로 흩어져 있는 중복된 기능을 통합하고 연관된 기능을 합친 것이다. 단순한 외형적 축소보다 `질적인 효율화'에 중점을 둔 것이 최대 특징인 셈이다. 특히 경제부처에 대수술을 가한 것은 이번 조직개편의 하이라이트다. 경제수석 부처로 막강한 권한을 누려온 재정경제부가 큰 틀에서 `금융'과 `세제' 부문으로 분리됐다. 세제 부문은 기획예산처와 통합되고 금융부문은 금융위원회와 합치는 구도가 됐다.

이로써 신설되는 기획재정부는 세입과 세출 등 재정의 `입구'와 `출구'를 모두 관장함으로써 재정기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일원화해 금융산업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가 담겨있다.

이와 함께 실물경제의 융합과 지식정보화의 흐름에 대응해 지식기반형, 기술혁신형 경제체제로 탈바꿈한다는 전제 아래 산업ㆍ에너지 정책과 IT산업정책, 산업기술 R&D 정책을 통합한 `지식경제부'를 확대 개편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인수위는 "기존의 산업자원부-정보통신부 체제는 산업화와 초기 정보화를 이끌었지만 융합과 신산업 창출에는 역부족"이라며 "또 IT산업의 고질적인 영역 갈등과 R&D 중복투자 등을 완화하고 다양한 정책수단을 조합한 종합적인 지원경로를 마련했다"고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사실상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조직이 분산돼 있는 왜곡된 현상을 바로잡겠다는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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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수위는 IT산업 전담부처가 사라지는데 대한 우려에 대해 "IT와 다른 산업정책과의 융합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IT산업 진흥기능이 산업부처로 일원화되면 더욱 효과적인 정책추진체계를 갖게 돼 다른 산업과의 연계로 IT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지고 산업 내 IT의 중요성도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일부 부처가 비대해지는 공룡부처가 탄생한다거나 폐지 대상 부처와 관련된 이익단체들의 반발, 인력감축에 따른 공무원 사회의 조직적 반발 등이 예상돼 향후 이명박 정부가 이같은 후유증을 어떻게 극복하고 사회통합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박상현기자 ps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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