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보다 평등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가들이 경제활동
「 보노보혁명」/유병선 지음/부키 펴냄/1만2000원
1998년 여름 어느 날,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지역 마케팅 총 책임자이던 존 우드는 업무에서 벗어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네팔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그는 여행 도중 조그만 교실에 80여명의 아이들이 어깨를 맞대고 앉아 수업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자신과 같은 여행자들이 남긴 몇 권에 불과한 책들은 그나마 자물쇠가 채워진 책장 속에 보물처럼 모셔져 있었다.
그는 "수백만의 아이들이 읽을 책이 없어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달 대만의 윈도 판매고를 헤아리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자문과 함께,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룸투리드'(Room to Read)라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창립했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우드의 메마른 가슴은 그때부터 사회와 타인을 위한 고민으로 채워졌고, 그는 '챔팬지'의 삶에서 벗어나 '보노보'의 일원이 됐다.
보노보는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깝지만 가장 덜 알려진 유인원이다. 챔팬지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닮아 있고, 50년대 들어서야 별개의 종으로 구분된 이 유인원은, 우락부락하고 폭력적인 챔팬지와는 달리 평등을 좋아하고 섹스를 즐기며 평화를 추구하는 낙천적 피조물이다. 보노보는 특히 인간의 또 다른 특성인 공감(共感) 능력을 대표한다.
저자는 사람의 유전자에 침팬지와 보노보의 본성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양극단의 속성이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최적의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탐욕과 이기심이 주도한 침팬지의 세계였지만, 더 이상 침팬지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려하지 않는 보노보들의 혁명을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사회를 혁신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보노보 경제학'이며, 이를 통해 '침팬지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바꾸는 게 '보노보 혁명'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당장의 아픔을 치유하면서도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제도와 세상을 바꾸려는 보노보들은, 기업가 정신을 영리적 기업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사회의 혁신에서 적용한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기업가적 혁신과 마더 테레사의 자선이 합쳐진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라 명명한다.
부와 명예가 보장된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자리를 박차고 극빈국에서 도서관 건립을 시작한 존 우드를 비롯, 가난한 자들을 위한 평등한 의료체계를 설계하는 데이비드 그린, 기타로 아이들을 인도하는 데이비드 위시, 빈민층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는 얼 마틴 팰런 등 사회 각 분야의 '보노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지만 반짝이고 치열하지만 평화로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 보노보혁명」/유병선 지음/부키 펴냄/1만2000원
1998년 여름 어느 날, 세계 최대 기업 중 하나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시아지역 마케팅 총 책임자이던 존 우드는 업무에서 벗어나 지친 심신을 달래기 위해 네팔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그는 여행 도중 조그만 교실에 80여명의 아이들이 어깨를 맞대고 앉아 수업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자신과 같은 여행자들이 남긴 몇 권에 불과한 책들은 그나마 자물쇠가 채워진 책장 속에 보물처럼 모셔져 있었다.
보노보는 유전적으로 사람과 가장 가깝지만 가장 덜 알려진 유인원이다. 챔팬지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닮아 있고, 50년대 들어서야 별개의 종으로 구분된 이 유인원은, 우락부락하고 폭력적인 챔팬지와는 달리 평등을 좋아하고 섹스를 즐기며 평화를 추구하는 낙천적 피조물이다. 보노보는 특히 인간의 또 다른 특성인 공감(共感) 능력을 대표한다.
저자는 사람의 유전자에 침팬지와 보노보의 본성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고 말한다. 양극단의 속성이 서로 충돌하기도 하고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최적의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탐욕과 이기심이 주도한 침팬지의 세계였지만, 더 이상 침팬지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려하지 않는 보노보들의 혁명을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사회를 혁신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보노보 경제학'이며, 이를 통해 '침팬지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로 바꾸는 게 '보노보 혁명'이라고 규정한다.
특히 당장의 아픔을 치유하면서도 다시는 그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제도와 세상을 바꾸려는 보노보들은, 기업가 정신을 영리적 기업에만 국한하는 게 아니라 사회의 혁신에서 적용한다는 점에서 스티브 잡스의 기업가적 혁신과 마더 테레사의 자선이 합쳐진 '사회적 기업가'(Social Entrepreneur)라 명명한다.
부와 명예가 보장된 마이크로소프트 임원자리를 박차고 극빈국에서 도서관 건립을 시작한 존 우드를 비롯, 가난한 자들을 위한 평등한 의료체계를 설계하는 데이비드 그린, 기타로 아이들을 인도하는 데이비드 위시, 빈민층을 위한 방과후 공부방을 운영하는 얼 마틴 팰런 등 사회 각 분야의 '보노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작지만 반짝이고 치열하지만 평화로운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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