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웅 신용보증기금 이사


최근 10대 소녀그룹 원더걸스가 부르는 '텔미'라는 노래의 열풍이 가히 폭발적이다. 그 기세가 신드롬에 가까울 정도다.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인 이맘때면 으레 듣게 되는 캐롤 송 보다 텔미라는 노래가 더 자주 들리는 듯하다. 그 뿐만 아니다. 단순한 동작의 텔미 댄스가 공중파 방송은 물론 각종 인터넷 포털의 UCC 게시판을 달구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텔미 음악에 맞추어 텔미 댄스를 추는 UCC 동영상을 보면 이 노래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요즘 젊은 층이 좋아하는 다른 노래들을 들어보면 가사와 멜로디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런데 이 노래만은 오십대 중반에 들어선 나에게도 마치 오래 전부터 들어왔던 노래처럼 친숙하게 다가온다. 이 노래가 어떻게 이렇게 대중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아마도 한 두 번만 들어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가 10대와 20대는 물론 30~40대를 넘어 중장년 층까지 만족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공공기관의 주 고객은 국민이다. 그러면 과연 우리 국민은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지난 7월 24일 미국의 비영리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는 47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정부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가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 응답자 중 긍정적으로 대답한 비중은 32%에 불과했다. 결국 우리나라는 불명예스럽게도 47개국 중 44위를 차지했다. 정부 만족도 순위가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이집트, 이스라엘, 우크라이나뿐이었다.

이처럼 부정적인 조사결과가 나온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공공기관이 제도에 대해 주 고객인 국민을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30년 가까이 신용보증기금에 몸 담아온 필자의 경우에도 타 공공기관의 정책을 이해하기 어려운 때가 종종 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내가 몸담고 있는 신용보증기금의 제도에 대해서도 고객이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고객을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고객 눈높이에 맞추는 것일까. 그 해결책으로 신용보증기금의 한 사례를 제시해 본다. 과거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고객 의사와 상관없이 1년 이내 단기대출이 관행이었다. 하지만 이 대출관행으로 기업은 매년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이같은 고객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수요자의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장기분할해지보증'이란 신상품을 개발했다. 이 상품은 은행의 대출관행을 깰 수 있었고 중소기업으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월에는 공공기관 BP경진대회 고객서비스 개선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상품의 성공요인은 단순하게도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한 점에 있다.

과거에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빨리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최선이자 기업의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제 더 이상 자신의 니즈를 기업이 찍어내는 복사품에 맞추기를 원치 않는다. 게다가 고객은 늘 새로운 욕구를 만들어낸다. 따라서 증가하는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의 고객만족경영 역시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새로운 변화는 '고객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 만족도, 공공기관의 발전도 힘들다. 고객을 이해시키는 것이야말로 국민을 섬기는 공공기관의 진정한 고객만족경영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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