Ⅵ. 금융산업 및 중기 벤처(끝)

경제ㆍ금융 분야
이명박 출총제 폐지 고수
정동영 현 정부 정책 유지
이회창 금산분리 중립적
문ㆍ권 출총ㆍ금산분리 강화



제 17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주요 후보들의 경제 및 금융 정책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단 '친(親) 대기업과 반(反) 대기업'으로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이명박ㆍ이회창 후보는 일단 대기업 규제 완화, 정동영ㆍ문국현ㆍ권영길 후보 등은 규제 강화라는 서로 다른 정책기조를 고수하고 있는 것. 모두 기업 활성화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는 형국이다.

이러한 차이점은 경제 및 금융 정책의 핵심 현안인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 국책은행 민영화 등에서 극명한 차이점을 드러낸다.

◇李-鄭, '출총제ㆍ금산분리' 극명한 대조=이명박 후보는 '규제는 적게 지원은 크게'라는 정책 기조를 앞세워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기업의 활동을 저해하는 주범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금산분리도 국책은행 등에 한해 일시적으로 허용하고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정책 및 민간부문으로 나눠 민영화한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일단 대기업 위주의 정책이라는 뉘앙스를 풍기는 셈이다.

하지만 이 후보측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대기업 위주가 아닌 친기업 정책이라고 반박한다. 특정집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외국기업 등을 아우르는 기업의 공정 경쟁을 염두에 둔 정책이라는 것이다. 금산분리 완화시 중소기업 컨소시엄을 은행 인수자로 참여시키고 국책은행 민영화에 따른 20조~30조원의 재원을 중소기업 지원에 투자하겠다는 것도 이러한 의지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반면,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현재 여당 후보답게 기존정부의 금융정책의 틀을 그대로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있다. 현 정부의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산분리 정책 기조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출자총액제한제도의 경우 대기업의 문어발씩 확장을 제한하는 것으로, 신규사업의 저해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현 정부의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완화하면 참여정부의 가장 큰 실정으로 지목되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산분리의 경우도 역시 금융회사의 사금고화,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인한 고객 피해 우려를 감안할 때 현행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큰 틀 속에서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도 서둘러 정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보다 정책금융기능 강화라는 측면에서 단계적으로 민영화를 진행한다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금산분리, 昌 '중립'… 文-權 '강화'=반면, 이회창 무소속 후보는 기업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확대 일환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대기업의 투자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기존 정책 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다만, 금산분리의 경우 대기업이 국민적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금융감독 선진화가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중립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문국현 후보는 출자총액제한제도 및 금산분리 정책에서 한발 나아가 오히려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의 순환출자를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물론 재벌의 비금융사업 철수 등 강도 높은 규제 강화 방안을 마련해 놓고 있는 것. 산업은행과 중소기업 역시 이러한 정책 기조에 맞게 급속한 민영화보다 정책금융 기관으로 두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권영길 후보도 재벌 개혁이라는 정책기조에 맞게 현재 출자총액제한제도 및 금산분리 규제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계열분리명령제 도입 등은 물론 국내외 투기자본에 대한 새로운 감독 강화 방안 마련을 주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책은행 민영화 역시 서민금융 및 중소기업 대출 확대 일환으로 정부의 정책금융기관으로써의 역할 유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용어설명]
◇출자총액제한제도=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에 소속된 기업이 순자산의 40%를 초과해 국내 기업에 지분을 출자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통상 재벌그룹들이 기존 회사의 자금을 이용해 자회사를 무분별하게 설립하거나 인수하는 문어발식 시장 확대를 제한한다는 취지에서 도입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의 투자 활동을 저해한다는 지적에 따라 완화 및 폐지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금산분리=금융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뜻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는 국적을 불문하고 4%(초과분에 대해 의결권을 포기하는 경우 10%)를 초과해 은행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산업자본의 금융기관 소유로 인한 사금고화 등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역시 대형 금융기관을 인수할 대규모 토종 자본이 전무한데다 외국계 자본의 국내 금융기관 잠식이 확대되면서 금산분리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선특별취재팀
박상현기자(팀장)psh21@
강동식기자 dskang@
김승룡기자 srkim@
송정훈기자 repor@
한지숙기자 newbone@
조성훈기자 hoon21@
사진=김민수기자 ultrartist@ 김동욱기자 g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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