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ㆍ텔레뱅킹 등 전자거래 80%에 육박
금융기관 배상책임 확대로 금융사고에 대비
'OTP'카드발급 확대 등 신서비스 도입나서



"최근 인터넷뱅킹의 가입자 증가세는 한마디로 무서울 정도입니다. 최근 전자금융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80%에 육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전자금융의 관건이 될 것입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대형 은행 한 CIO(최고정보책임자)의 말이다. 은행에서 전자금융 보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 있지 가늠하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이미 국내 은행들은 지난 6월 OTP통합인증센터 설립을 계기로 기존 보안카드에 비해 보안성이 뛰어난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카드 발급을 확대하고 있다. 입금계좌번호 입력기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도 서두르고 있다. 더욱이 올 초부터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면서 금융기관의 배상 책임이 대폭 확대된 것도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은행권 보안 강화 '총력'=국민은행은 지난 6월부터 통합인증센터가 발급하는 OTP카드를 지난달 말까지 개인 및 기업 고객에게 2만7000여장 발급했다. 통합인증센터 설립 이후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지난해 11월에는 위ㆍ변조 방지를 위해 숫자와 1대1로 대응되는 문자를 입력해 서버에 전송하고 서버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입금계좌번호 입력기를 도입했다. 지난 4월에는 자금이체시 전화로 승인여부를 고객에게 알려주는 전화승인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부터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OTP카드 발급 업무에 착수, 지난달 말 현재 총 60여만장을 발급한 상태다. 여기에 우리은행은 현재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VM(버츄얼머신)모바일뱅킹의 보안성 강화 일환으로 SMS(문자메세지)로 보여 줄 인터넷 주소를 전송하고 입출금 내역을 암호화된 상태로 다운받는 새로운 알림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사전 전화승인제에 이어 3월 전자금융 본인확인시스템, IP추적 시스템 등을 도입했다.

신한은행 역시 올 초부터 OTP카드 발급 업무에 착수해 지난달 말까지 57만여장을 발급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 초 통합인증센터 설립 전 OTP카드 50만장을 무료로 배포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는 기존 프로그램의 보안기능을 대폭 강화한 해킹방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배포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6월부터 통합인증센터가 발급하는 토큰형 OTP를 1100개정도 발급했다. 여기에 지난 1월부터는 발신자 지정 폰뱅킹 서비스, 비밀번호 분할 입력 서비스도 도입했다.

◇거래 급증…배상책임 확대 '발등의 불'=은행들 이렇게 앞다퉈 전자금융 보안성 강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무엇보다 이용자는 물론 거래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전자금융거래법이 시행되면서 은행들의 배상책임이 확대된 것도 요인이다. 결국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책임이 더욱 강화되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진 셈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19개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자 수는 4245만명으로 지난 6월 말에 비해 5.8% 증가했다. 기업을 제외한 개인 등록자수도 9월 말 현재 4027만명으로 5.8% 늘어 처음으로 4000만명을 돌파했다. 여기에 입금과 출금, 자금이체 등 입출금 거래 기준으로 비대면거래 비중은 79.4%로 전년도에 비해 3.4%포인트 가까이 늘어 8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반면, 지난 1월 시행된 전자금융거래법은 은행 등 금융기관이 전자금융사고 발생시 고객의 고의나 중과실 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사고 피해를 전액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전자금융거래를 인터넷 및 텔레뱅킹 등은 물론 전자 화폐나 전자어음 등을 모두 포함한다. 결국 금융기관의 책임의무가 대폭 확대되면서 대규모 금융사고 발생시 손실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국민은행 한 실무 담당자는 "지난해 말부터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전자금융거래의 보안을 강화하면서 은행별로 독특한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며 "앞으로 여러 계좌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IC카드가 상용화되고 모바일, TV뱅킹 이용자가 늘면 전자금융거래의 보안이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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