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방패 '친고죄ㆍ비친고죄' 저울질

친고죄 "불법복제 현실 고려…피해자가 처벌 결정"
비친고죄 "국가산업 경쟁력 약화 초래 사회적 문제"



"친고죄와 비친고죄 중 어느 것이 소프트웨어(SW) 저작권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인가?"

이것이 최근 SW 업계의 최대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른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하 컴법) 개정안 관련 논쟁과 관련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행 컴법은 SW를 불법 사용한 경우 친고죄를 적용하고 있는데 반해 한미 FTA 합의의 후속조처의 하나로 입법 예고된 컴법 개정안은 영리목적 또는 6개월 내에 침해된 프로그램의 가격이 100만원을 넘을 경우 비친고죄를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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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수사기관이 수사를 개시하고, 수사 중이라도 중간에 고소를 취하하면 더 이상 죄를 묻지 않고 사건이 중단된다. 반면, 비친고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다시 말해 피해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다.

현재 이 부분에 대해 각자의 입장에 따라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데, 결국 논쟁의 방향은 지금 현재 우리 현실을 감안해 어느 것이 더 잘 SW 저작권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용자의 이익을 해치지 않을 수 있는지에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친고죄가 현실에 맞는 저작권 보호 수단"=친고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우리나라 현실을 고려했을 때 친고죄가 저작권을 보호하는데 더 유리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우선 컴법이 기본적으로 사권을 보호하는 것이므로 침해에 대해 형사책임을 물을 것인지에 대한 판단도 원칙적으로 피해자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프로그램 저작물의 경우 쉐어웨어나 프리웨어 형태로 무상 보급함으로써 자신의 프로그램이 사용자들 사이에 표준화되는 '네트워크 효과'를 확보하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직권으로 사용행위를 단속하고 처벌하는 것은 권리자의 의사에 반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더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의 의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유통(사용허락)에 대해 통제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친고죄를 삭제하고 비친고죄를 적용할 경우 수사기관이 알아서 처벌해줘야만 권리가 보호되는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프로그램 저작물이 음악 저작물 등 디지털 콘텐츠와 사용용도, 사용범위, 사용집단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음악 저작물의 경우 저작권자가 대체로 개인인 반면, 프로그램 저작권자는 법인이 많다는 점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SW 불법 복제율이 아직까지도 상당한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상당수의 국민이 형사범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현실적으로 수사기관이 어느 선까지 침해판단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며, 상표 등 다른 저작물에 비해 프로그램 저작물의 경우 수사기관의 인식이 높지 않다고 보여지기 때문에 저작권자의 권리가 실질적으로 강화될 지 의문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SW 불법 복제는 사회 문제, 비친고죄 필요"=비친고죄 전환을 주장하는 쪽은 SW 불법 복제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국가 산업 경쟁력 약화와 같은 사회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W 불법 복제로 인한 손실이 더 이상 개인의 문제라고 할 수 없고, 특히 인터넷을 통해 불법 복제된 SW의 유통은 SW 시장의 공정한 유통질서를 심각하게 침해하게 돼 국가 산업경쟁력의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격적 측면보다는 산업적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법 복제된 SW가 정보통신망을 통해 유통됨에 따라 순식간에 대량의 불법복제가 가능해 피해가 심각하므로 프로그램 저작권 침해 범죄에 대한 친고죄 규정을 그대로 둘 경우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프로그램 저작권자를 알 수 없거나 단속 실무상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비친고죄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SW 불법 사용을 직접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영세한 SW 저작권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비친고죄 적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친고죄를 주장하는 측은 친고죄를 폐지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의 강력한 법 집행의지를 통해 지적재산권 보호 인식을 제고할 수 있고, 상업적인 침해를 방지해 SW 불법 복제율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SW 불법 복제와 관련해 친고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비친고죄로 전환해야 한다는 이들은 모두 자신들의 주장이 SW 저작권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더 적합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가운데 허심탄회하게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효과적으로 SW 불법 복제를 줄이고 정품 사용을 확대, 궁극적으로 SW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강동식기자 ds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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