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저축은행들의 공동 통합전산망 구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규모의 영세성으로 대규모 전산투자 비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공동 통합전산망을 구축하면 이러한 전산투자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필요성에 비해 실제 IT통합은 순조롭지 만은 않다. 지난 99년 4개사를 대상으로 통합전산망을 처음 개통한 이래 지난 1월말 현재 중앙회가 운영 중인 통합금융정보시스템(IFIS)에 가입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65개사로 전체의 59%에 불과하다. 반면 대형 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IT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저축은행은 45개사에 달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체적인 전산시스템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는 대형 저축은행들이 통합전산망에 가입하는 것보다 개별 전산망을 운용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저축은행들에게는 통합전산망 가입에 따른 분담금 외에도 기존에 투자된 전산장비에 대한 감가상각이 종료되지 않은 것이 직접적인 비용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저축은행 고객들의 경우 인터넷뱅킹이나 텔레뱅킹 등 전자금융에 대한 수요가 활발하지 않은 것도 개별 저축은행의 입장에서 볼 때 통합전산망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이밖에 신상품 개발 등 개별 저축은행의 경영전략에 대한 신속한 대응의 어려움, 영업전략 및 노하우 등 기밀누설의 가능성, 중앙회 소속의 전산직원 등에 의한 금융사고의 발생 가능성도 대형 저축은행들이 통합전산망에 적극적으로 가입하고 있지 않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 저축은행이 이러한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공동 통합전산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통합 IT시스템에 대한 중ㆍ장기 비전을 명확히 정립하고, 통합시스템이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개별 저축은행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축은행의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개별 저축은행간 이질감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업계의 공감대 형성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따라서 통합 IT시스템을 확대하여 궁극적으로 전 저축은행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동 시스템이 전 저축은행의 공동 인프라로서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중ㆍ장기적으로 개별 저축은행 간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주된 업무영역의 범위 또한 이질성이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서민금융, 즉 은행여신의 한계시장으로서의 개인 및 중소기업에 대한 여신은 모든 저축은행의 공통 분모로 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결제성 자금의 수신비중 증대도 향후 개별 저축은행의 주 업무영역에 관계없이 공통된 주요 과제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 수준의 편의성을 갖춘 전자금융서비스에 대한 필요성 또한 공통 이해의 영역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통합 IT시스템이 리스크의 측정 및 분석 등에서 첨단금융기법의 도입과 보급을 위한 채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도 동 시스템의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다. 리스크 측정 및 분석 등은 중ㆍ장기적으로 통합 IT시스템이 가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그리고 고도의 통계적 분석기법에 기초한 신용리스크 관리시스템과 시장리스크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ㆍ관리하기 위한 인적ㆍ물적 자원의 확보는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통합 IT시스템이 기능을 적절히 수행하고 개별 저축은행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시스템의 개발 및 유지ㆍ보수를 위한 전문가집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앙회 소속 혹은 저축은행 공동출자의 서민금융연구소와 같은 전문가조직을 설립하고, 동 조직이 선진금융기법을 연구토록 한 후 그 결과를 통합 IT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IT 통합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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