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임 발생때 보상규정 없어…규제 강화 목소리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장터'라는 의미의 오픈마켓은 그동안 법적 규제에서 한 걸음 비껴나 있었다. 하지만 오픈마켓에서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의 피해가 늘어나면서 오픈마켓 사이트 운영업체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오픈마켓업체 별 소비자불만 건수는 G마켓이 1166건, 옥션이 1100건으로 적지 않은 규모다. 그 다음으로 엠플이 147건, 다음온켓이 87건이다. 이처럼 소비자 불만이 많은 것은 오픈마켓 사이트 운영업체는 원칙적으로 거래 후 일어난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규제 밖에 있던 오픈마켓=공정거래위원회는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 개정을 통해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에 대한 운영업체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방안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며 공정위 실무자, 소비자원 관계자, 오픈마켓 관련 사업자단체인 한국온라인쇼핑협회 등으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의견을 수렴 중이다.

공정위는 법 개정안이 마련되면 내년 중 입법예고를 거쳐 늦어도 내년 말까지 입법화 과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TFT는 오픈마켓에 입점한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입힐 경우, 연대 책임을 지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일부 선두업체들이 고객 클레임이 발생하면 이를 해결해주는 경우는 있지만 이 역시 명문화된 규정은 아니다.

이에 대해 오픈마켓업체 관계자들은 오픈마켓 운영업체가 소비자 피해에 대해 연대 책임을 질 경우, 열린 마켓이라는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인터넷 쇼핑몰 형태로 사업 모델을 전환해야 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 오픈마켓업체 관계자는 "판매자가 소비자들에게 입히는 피해에 대해 운영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오픈마켓 운영업체도 비용을 줄이기 위해 판매자들을 철저히 심사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열린 마켓은 결국 닫힌 마켓이 되고 인터넷 쇼핑몰 형태로 변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없던 규제 만들기 보다 업계 자율에 맡겨야"= 오픈마켓 취지를 살리면서 연대 책임제를 운영하면 소비자들은 판매자에게 책임을 묻기 이전에 오픈마켓에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비용의 폭발적인 증가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오픈마켓업체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만간 새로운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는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같은 방안으로 G마켓은 권리를 침해한 판매자들을 신고할 수 있는 '권리침해신고센터'를 강화하고 '짝퉁' 제품을 판매하는 판매자나 소비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불량 판매자를 신고할 수 있는 '안전거래센터'를 새롭게 포함시킨 '굿 마켓 만들기 프로그램'을 하반기에 선보이고 관련 사이트를 준비하고 있다. 옥션도 '트러스트 셀러'와 같이 판매자를 일부 선별해 이들이 일으키는 소비자 피해를 옥션에서 해결해주는 새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판매자의 탈세 문제 해소되나=오픈마켓 소비자 피해와 함께 오픈마켓의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지적돼온 탈세도 핫 이슈다.

오픈마켓의 전체 시장 규모가 연간 6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지만 세원 측면에서는 사각지대에 머물러왔던 것이 사실이다.

오픈마켓에서 판매자들이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개인 판매자 형태로 물품을 판매해 많은 수량의 물품을 판매하더라도 세금을 내지 않는 판매자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국세청이 옥션과 G마켓 내 개인 판매자들의 매출자료 확인과정에서 수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은 사업자들을 적발하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에 따라 이 달 1일부터 부가가치세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일정한 실적을 내는 오픈마켓 판매자는 사업자로 의무 등록해야만 한다.

개정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오픈마켓 판매자 중 연간 2400만원 이상 거래실적을 내는 곳은 사업자로 의무 등록해야 하며 연간 1200만원 이상 2400만원 이하 실적의 판매자의 경우, 오픈마켓이 사업자 등록을 대신해야 한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따라 오픈마켓에서 현금으로 거래하면 판매자는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야 한다.

이같은 법규의 적용으로 앞으로 오픈마켓의 탈세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세청도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아이디(ID)를 분산시킨 혐의가 있는 판매자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 정밀 조사해 과세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장애인 운영업체 등 영세사업자 보호 필요=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이같은 규정이 연간 1200만원 이상 2400만원 이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형편이 어려운 판매자나 장애인 등에도 일괄 적용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매출이 연간 1200만원~2400만원이어도 실제 수익은 10%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형편이 어려운 판매자는 사업자 전환이 되면 정부 지원금을 못 받게 되고 수익도 낮아 더 어려운 처지에 처할 수 있으며 장애인도 판매량이 많은 경우가 드물어 이들이 판매 활동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영세한 판매자의 경우 세금 부담으로 인한 이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채윤정기자 e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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