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된 선진 IT서비스 회사 만들것"

오랜 해외사업 경험 이젠 결실 맺을때
1분기 적자의 늪 탈출 희망의 싹 틔워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는 제대로 된 선진 IT서비스기업을 하나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27일 저녁 서울 청담동 현대정보기술 사옥. 사장실 옆에 마련된 아담한 접견실에서 마주한 이영희 현대정보기술 사장은 특유의 차분한 어투로 현대정보기술의 미래비전을 이같이 제시했다.

요즘 이 사장의 머릿속은 온통 '글로벌'과 '혁신'이라는 두 단어로 가득 차있다. 취임하자마자 직원들에 줄기차게 '글로벌을 위한 혁신'을 독려하고 있다. 현재 직면한 위기상황을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은 글로벌과 혁신에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누구는 현재의 현대정보기술을 현대그룹이라는 온실이 없어져 황야에 버려진 소나무라고 말하고, 누구는 상처 입은 조개라고도 칭합니다. 하지만 비바람을 이겨낸 소나무의 뿌리가 깊고, 상처 입은 조개가 진주를 품을 수 있습니다."

이영희 사장이 지난해말 성호그룹에 인수된 현대정보기술의 사장자리를 선택했을 때 IT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정보기술의 현 상황은 국내 IT서비스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중 하나였던 시절과는 거리가 멀었고, 정통부 체신금융 프로젝트, 정부통합전산센터 프로젝트 등을 통해 IT업계의 해결사라는 명성을 얻은 이 사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관측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사장의 선택은 자신의 생활신조인 '필자즉생(必者則生)'이었다. 이 사장은 일구어놓은 해외사업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고, 자신이 땀흘려 성장시켰던 현대정보기술의 숨겨진 잠재력을 볼 수 있는 눈을 갖고 있었다.

"베트남 사업은 벌써 12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베트남, 파키스탄 등에서 쌓은 사업경험과 토대를 그 어떤 가치로도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이제 그 토대를 통해 결실물을 만들어낼 때가 오고 있습니다.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하지 않았던 기업들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던 것중 하나가 바로 해외사업기반입니다. 아예 보지를 못한 셈이죠."

또한 제대로된 선진 IT서비스기업을 만들어 IT서비스업이 사는 길을 제시하고 싶다는 이 사장의 소망도 발걸음을 현대정보기술로 향하게 했다.

"단기적으로 사장으로 인정받는 것보다는 이 IT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IT서비스회사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게 사명감이고 책임감이라 생각합니다."

취임후 6개월간 이 사장은 쉬지 않고 혁신의 페달을 밟았다. 위기를 기회로 바뀌기 위한 전사적인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위한 '피닉스웨이(Phoenix Way)와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기 위한 '휴머니즘'을 혁신을 모토로 내세우고 사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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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정보는 1ㆍ4분기 매출 630억원에 7억8000만원의 흑자를 기록, 오랜 적자의 늪을 탈출하는데 성공했고, 2ㆍ4분기도 1분기에 비슷한 성적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현대정보기술은 매출 3042억원에 경상이익 41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6개월의 경영에 대해 "오랜 기간의 적자행진을 벗어나 직원들의 가슴속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는 점이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하고 "이 싹을 전사적인 동력으로 확산하고 조직화, IT서비스의 신모델을 창조해 나가는 힘든 항해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정보기술의 도약은 이제부터라는 말이다.

이 사장은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 심화되고 있는 업체간 양극화현상의 해법으로 작지만 강한 회사모델, 예컨대 스포츠SI의 쌍용정보통신, 해외금융의 현대정보기술을 제시했다.

"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기술력이나 글로벌 경쟁력 향상보다는 그룹사 캡티브 마켓(관계사 시장 의존)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언젠가 안방 시장까지 통째로 글로벌 IT서비스회사에 내어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 사장은 "백화점식 사업구조를 탈피, 전문기업으로 전환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개방형 시장구조와 오픈 경쟁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며 "한정된 국내시장에서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싹쓸이하는 것을 방지하고 전문회사와 공동으로 해외시장개척을 강력히 유도함으로써 시장의 파이를 키워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사장은 현대정보기술 재도약의 실마리를 해외시장에서 찾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1994년부터 해외사업을 시작했고, 현대정보기술은 1997년부터 베트남 시장개척에 착수했습니다. 그동안 베트남 중앙은행 지급결제 프로젝트, 파키스탄 중앙은행 전산화 등 활발한 해외사정을 전개했죠. 이제부터는 기존 해외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순수 국산솔루션 동반진출로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윈윈모델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과거의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 위험을 사전에 대비하면서도 IT강국의 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는 시스템적 수행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 사장은 특히 "국산솔루션중에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지만, 다만 해외시장에서 기회를 잡지 못할 뿐"이라며 "현대정보기술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한단계 도약시키기 위해서라도 세계 1등 솔루션의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매년 해외사업 매출을 50%식 성장시킨다는 당찬 목표를 잡고 있다.

또한 이 사장은 새로운 성장동력사업으로 ITO(IT아웃소싱)와 솔루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이미 카톨릭병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의료정보화분야에서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아직도 다양한 전문영역들이 미개척 시장으로 남아있는데 마북리 전산센터를 토대로 ITO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또한 "솔루션은 향후 IT서비스사업의 핵심영역이 될 것"이라며 "축적된 프로젝트 경험과 각종 성과물의 표준화와 패키지를 통해 고유의 솔루션을 확충, 부가가치를 증대하고, 시장확대 기반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의 지적대로 다른 IT서비스기업처럼 그룹이라는 기댈 울타리조차 없는 현대정보기술이 가야할 길은 험난해 보인다. 시장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중소, 중견 IT업체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단순히 그룹관계사에 안주하지 않고 대외 및 해외시스템관리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면 위기는 반드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송정렬기자 song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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