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 전체TV 70% 불구 부품 대부분 수입 의존
순익 오히려 감소세… 정부 기술개발 지원 급선무



세계의 TV 시장이 평판화 되고 기술집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중국 TV 제조업체들의 고민은 깊어간다. 부품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기술의 발달은 곧 기술의 종속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와 관련된 고민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평판TV 산업과 관련된 고민의 현주소가 느껴진다.

◇낙후된 평판산업, 떨어지는 이윤=중국 창홍(長虹), TCL그룹 등 TV생산 기업들은 최근 조사에서 TV 생산을 위한 부품의 대다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 이유는 한가지, 평판TV 산업이 낙후됐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평판TV 산업의 경쟁력을 현저하게 저하시킴은 물론 이익의 최소화, 심지어는 손실을 불러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과 일본 등의 경쟁업자들이 상품의 가격을 30% 이상 다운시키는 전략으로 중국 국내 기업의 손실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2006년 기업 연보에 따르면 컬러TV를 주 아이템으로 하는 창홍, 캉쟈(康佳), 하이신(海信), 샤화(夏華) 및 TCL 모두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컬러TV 분야의 총이윤 만큼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신을 예로 들면 지난해 컬러TV 판매 수입은 약 105.2억 위안이었고 순이익은 1.25억 위안으로 지난해 보다 총이익이 0.73% 떨어졌다. 그런데 전통 아날로그 TV 분야의 순이익은 3억 위안을 넘어섰기 때문에 결국 평판TV가 기업 경영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외국자본 브랜드는 중국시장에서 두가지 전략을 펴면서 본토기업들을 괴롭히고 있다. 아래로는 쉴새 없이 평판TV의 가격을 대폭 다운시키고 위로는 평판 패널의 공급 가격을 높이는 전략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윤 공간은 끊임없이 축소되고 있다. 본토 브랜드들은 마땅한 대응방법을 찾지 못하고 대형 도시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잠식당하는 실정이다.

◇생과 사의 경계에 선 토착 브랜드=그렇다면 본토의 컬러TV 브랜드들은 '시장점유율'이라는 자기 방어선을 지킬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생과 사의 경계(生死界)'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

최근 국제 컬러TV 시장의 주류는 뭐니뭐니 해도 액정 평판TV이다. 신식산업부(한국의 정보산업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중ㆍ대도시의 평판TV의 판매량은 전체 TV 가운데 이미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쉬정(徐征) 베이징자우퉁(北京交通)대학 광전자기술연구소 교수는 이에 대해 "핵심기술의 결함, 강력한 시장의 수요 등에 있어 중국 평판TV 생산기업들은 집단적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본토 기업은 진정한 경쟁력을 갖춰 이같은 난관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핵심은 '당연히' 평판 프로세서에 있다.

당초 액정기술과 이와 관련된 최초의 상품 생산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아시아권에서 맹렬히 이를 추격해 지금은 아시아지역이 전 세계 평판산업의 중심이 됐다. 한국의 삼성과 LG필립스LCD, 대만의 요다광뎬(友達光電)과 치메이(奇美), 그리고 일본의 샤프 등 아시아 기업들의 LCD 패널 생산량은 전 세계의 93%를 차지한다. 유리나 액정과 같은 재료 부문에서도 미국, 일본, 유럽 기업들이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어딜 가나 평판TV 분야에 있어 본토 토착 브랜드가 설 땅은 없는 것 같이 보인다.

◇문제는 핵심기술, 국가적 후원해야=경제학 가운데 '생산자본이론'에 따르면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 기업의 기술 진영과 시장 우세로 인해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발전을 이룩해낼 수 없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특유한 '시장효력 상실' 문제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다.

국가적 개입이 산업의 성공으로 이어진 경험은 이미 겪은 바 있다. 1970년대 전통 아날로그 TV시대에 들어서면서 국가가 컬러TV 국산화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중국이 자주적인 컬러TV 산업체계를 세우고 20여년 간 발전을 일으켜 온 것이 그 사례다.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1993년 삼성전자가 LCD 상품을 개발하고 일본계 회사들이 이에 맞대응 해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면서 결국 삼성전자의 LCD 산업은 6년 동안이나 연속 손해를 입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은행 대출 및 기술 개발 분야에서 절대적으로 후원을 했고,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의 평판TV생산 기업이 될 수 있었다.

장춘셩(張春生) 신식산업부 연구개발원은 "국가는 평판TV 생산 발전을 지지해야 하며 중앙과 지방정부 및 기업이 공동으로 투자함과 동시에 자본시장을 통한 사회투자를 이끌어내는 패턴을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장 연구원은 또 "일본, 한국 및 대만 등이 기술과 재료, 설비 등에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상황 속에서 자주적 창의와 혁신을 유지해 현재의 기술자원을 모아 산업의 중간 거점인 평판 제작 스크린 제조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상위 부분의 재료 및 설비 등을 잘 갖추는 것이 중국의 새로운 평판 스크린 산업 발전의 필연적인 길"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중국)=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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