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의 4차원 이외에 다른 차원이 있는지를 `유사 블랙홀'을 통해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국내에서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공대에 있는 아태 이론물리센터(소장 피터 풀데)에서 연수중인 중국과학원 소속의 젊은 과학자 시안휘 거(25) 박사와 김성원(51) 교수팀은 유사 블랙홀이 증발하며 내는 호킹의 복사 스펙트럼을 분석하면, 시간과 공간의 4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이 존재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이론을 영국의 저명한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온라인판 9일자에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저명한 물리학 저널인 `피직스 레터 B'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거 박사와 김 교수팀의 이론은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대규모로 추진되고 있는 거대입자충돌기(LHC)를 이용하지 않고도, 소규모 연구실에서 4차원을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것이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만약 시공간의 4차원 이외에 추가 차원이 응집물질 물리처럼 스스로 발현되는 현상이라면, 초유체인 헬륨이나 보즈-아인슈타인 응집체 등을 이용해 `유사 블랙홀'을 만들어 실험을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 이론은 아태 이론물리센터에서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블랙홀 분야의 세계적 연구자 40여명이 참가하는 가운데 열리고 있는 국제 포커스 프로그램에서도 발표됐다.

이 행사에 참가한 캐나다 이론물리연구소의 세계적 블랙홀 권위자인 로버트 만 교수와 발레리 프롤로프 교수는 이 이론에 대해 "추가 차원과 미니 블랙홀을 연결하는 매우 흥미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라면서 "응집물질을 통한 실험적 검증의 길을 열었다"며 향후 끈 이론과 우주론 등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거 박사는 지난해 9월 아태 이론물리센터의 젊은 과학자 국제연수(YST) 프로그램에 참여해 김성원 교수의 지도 하에 연수를 수행하며 공동 연구를 하고 있어 한국 중심의 아ㆍ태 권역 국제공동연구의 모범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론물리 분야의 국제연구기관인 아태 이론물리센터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1996년에 설립,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아태지역 12개국을 회원으로 하고 있다.

박상현기자 psh21@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