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권선물거래소에서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중국의 한 IT업체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위해 예비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것이다.

우리 증권시장은 외국인 투자비중이 40%를 넘기며 외형적으로는 상당히 국제화 돼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그 속을 들여다보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외국인 투자비중이 시가총액의 절반에 가까운 실정임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의 상장 사례는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보기 어렵다.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은 지난해말 중국의 섬유업체 화펑팡즈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게 유일하다. 이번에 코스닥에 예비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3NOD 디지털그룹은 해외 거래소에 상장돼 있지 않으면서 코스닥에 최초로 공개되는 중국기업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2005년말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한 상장 및 공시제도를 마련했다. 하지만 제도를 시행한지 1년 반이 가까워지도록 외국기업의 유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문호를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외국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상장하기까지에는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외국기업들은 원칙적으로 국내 기업과 동일한 상장요건을 적용 받게 된다. 즉 최근 매출액이 300억원 이상, 3년 평균 200억원 이상이어야 하며 자기자본이 1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또 외국기업들의 공시 시한은 국내 일자를 기준으로 기산해야 하며 본국과 국내에 모두 공시해야 하는 사항의 경우 본국 시장과 동시에 공시해야 한다.

특히 외국기업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주요 경영사항을 `한글'로 공시해야 하며 공시항목도 국내 기업과 똑같이 적용된다. 또 외부감사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감사인 자격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회계법인으로 한정했다.

이같은 까다로운 상장 조건은 설사 외국기업을 유치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상장을 유지하는데 많은 제약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일본의 경우 한때 증시에 상장된 외국기업이 100여개사가 넘었지만, 공시조건을 일본어로 한정하고 비싼 상장유지 비용으로 인해 현재는 30여개사만이 남아 있다. 우리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 세계 각 국의 거래소는 통합화와 대형화가 가속되고 있다. 향후에는 미국, 아시아, 유럽 등 국적과 대륙을 넘어선 통합화와 경쟁화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증시는 외국의 주요 증시에 비해 뚜렷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PER의 비교에 있어서 우리 증시는 아직 저평가 되어있는 상태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실적에 비해 주가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이 형성되어 있고(29.9), 홍콩(17.3)과 싱가포르(15.8)도 우리(15.7)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거래소는 올해 안에 30개 내외의 외국기업을 국내 증시에 상장한다는 목표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상장규정 완화가 필요하다. 또한 외국기업 유치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국내 증시에서 지속적으로 상장을 유지하도록 후속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이번 중국기업 유치를 물꼬 삼아 우리 증시가 동북아 금융의 허브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당국과 거래소는 적극 나서야 한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