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종호 중기청 창업벤처본부장


5월을 맞이해 초등학교마다 운동회가 한창이다.

예전에 비해 경기 종목이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고정적으로 진행되는 종목이 있으니 바로 2인 3각 경주이다. 아마도 학생들의 체력과 더불어 협동심과 단결력을 동시에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2인 3각 경주는 한 선수의 능력만 출중하다고 해서 잘 할 수 있는 경기가 아니다. 파트너인 다른 선수와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일심동체형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2인 3각의 법칙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 바로 벤처생태계의 주역인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벤처캐피털이 벤처기업보다 너무 앞서거나 뒤쳐지면 투자 수요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서 벤처생태계는 기우뚱거리게 된다. 따라서, 벤처생태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벤처기업의 성장 추세에 발맞추어 나아갈 수 있는 벤처캐피털의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벤처기업과 벤처투자 부문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벤처생태계를 위한 청신호로 여겨진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 이후 많은 벤처기업이 오히려 성장 정체에 직면해 있는 반면, 벤처캐피털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투자역량 확보가 더디어지면서 벤처생태계의 선순환을 저해할 수 있는 위협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벤처캐피털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및 한ㆍ미 FTA 등으로 인해 국내외 다른 투자펀드와의 본격적인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되어 있어, 지금보다 투자 방법 및 회수 기법을 다양화하고 또 전문화시키지 못하면 기관투자가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추지 못해 결국 펀드 결성 및 벤처투자 축소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난해 6월에 이어 올해 4월에 두 번째 벤처캐피털 선진화 방안을 수립하게 된 것은 바로 벤처캐피털에게 요구되는 이러한 역할 변화가 제도적 한계나 규제로 인해 적기에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경쟁력 확보가 지연되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우선, 지난 20여년간 벤처캐피털 산업의 성숙도 등을 고려할 때, 우수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이 자신의 책임 하에 펀드를 결성하고 운영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고 보고, 유한책임회사(LLC)형 창투사 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이로써 300억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모집한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대규모 자본금 없이 펀드만을 전문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벤처투자펀드의 보수체계 및 자금배분 방법 등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에 맞게 조합원 합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함으로써 신속한 재투자를 유도하고 수익률을 제고하여 펀드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벤처캐피털이 해외자금을 유치하는 데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이와 함께 M&A 등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벤처기업의 성장 경로를 뒷받침하기 위한 적절한 투자자금 공급이 가능하도록 창투사의 투자 의무를 완화했다. 또, 벤처캐피털의 M&A 시장 참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행 사전 승인제도 대신 6개월간 주식 매각을 금지하여 단기 차익을 위한 무분별한 M&A를 방지하는 한편, 7년 이내에 주식 매각을 의무화해 벤처캐피털의 영구적 지배를 예방함으로써 공정하고 투명한 투자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도 강화했다.

이제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의 운동장이 마련되었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 두 명의 주자가 일심동체가 되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앞서나가는 성공적인 2인 3각 경주를 보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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