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운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2005년 5월 위성DMB 전국서비스, 2005년 12월 지상파 DMB 수도권서비스 실시에 이어 2007년 지상파 DMB 전국서비스 실시를 앞두고 바야흐로 이동멀티미디어방송서비스의 전국시대가 열리게 됐다.

그동안 수도권에서만 서비스가 가능했던 지상파DMB 서비스의 지역 차별에 대한 불만 목소리가 수도권 외 지역에서 들리곤 했는데, 이제 전국 DMB서비스가 가능하게 됐으니 이같은 불만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내 DMB서비스 도입을 위해 초기 기술방식 선정작업부터 DMB의 다양한 서비스제공을 위한 기술 규격 제정 등 DMB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일해오고 있는 필자에게 DMB 전국서비스가 주는 감동은 참으로 크다.

엄밀히 말하면 DMB라는 용어는 독일에서 최초로 사용했고, 버스나 기차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도 2001년부터 독일에서 먼저 시작했다. 그러나 이는 진정한 의미의 휴대이동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아니었다. 버스나 기차 내 천정 등에 설치된 공용 단말기를 통해서 보는 것이라 개인 중심의 서비스는 불가능했다.

지금처럼 휴대폰 내장형 등 개인용 DMB단말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소형이면서 오래가는 고성능 배터리, 고감도 튜너, 저전력형 디코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술들이 뒷받침되어야 했기 때문에 당시 기술자들은 이런 개인형 이동멀티미디어서비스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많았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국내에서 한창 뜨거웠던 DTV 이동수신 성능 논쟁은 국내 DMB 도입을 추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어 국내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난관을 모두 극복하고 진정한 의미의 이동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실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방송기술 분야에서 거의 모든 기술과 서비스를 선진국에서 도입하기에만 급급했는데, DMB 이동서비스기술을 직접 처음으로 개발함으로써 우리의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고, 이 분야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든 것이다. 여기에다 이제는 전국을 대상으로 이동멀티미디어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됐으니, 이 또한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라 할 수 있다.

고속도로나 고속철도는 인적 물적 자원의 이동을 가능케 해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 각 지역간 연계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국가의 발전의 원동력이다. DMB 전국서비스는 다양한 콘텐츠를 국민 개개인에게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전송 플랫폼이자, 인프라라는 차원에서 고속도로나 고속철도에 비유할 수 있겠다.

DMB전국화는 멀티미디어 형태의 여러 정보들을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국가차원의 인프라가 확보됐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단지 방송시스템 구축에만 만족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이제부터는 새롭게 개통된 멀티미디어정보 고속도로를 이용해 어떤 콘텐츠, 어떤 상품을 운송할 것이냐에 역점을 둬야 할 때가 됐다.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앞서 구축한 '멀티미디어 정보고속도로'를 어떻게 잘 활용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을 것인가를 고민할 때란 말이다. 예를 들어 DMB의 킬러 응용서비스인 티펙(TPEG;교통 및 여행정보 서비스를 위한 ISO 국제표준 기술)을 들 수 있다. 외국의 티펙 전문가들은 아직 우리와 같은 멀티미디어전송 플랫폼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먼저 구축한 멀티미디어 서비스 전송기술과 전국망을 이용해, 다양한 콘텐츠와 응용서비스를 개발하고, 새로운 IT서비스 상품들을 만든다면 이 역시 DMB에 이은 새로운 글로벌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DMB 시스템 기술에 이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 멀티미디어 전국고속도로를 힘차게 달릴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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