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서비스 결합판매가 가능해지게 됐다. 정보통신부가 전기통신사업법상 인가역무 결합판매 이용약관에 대한 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를 제정ㆍ발표하면서 그동안 논란이 되온 통신사업자들의 결합상품 제공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번 정통부의 결합판매 심사기준 고시로 시장지배적 사업자도 오는 7월부터 유무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방송ㆍ통신서비스 등을 묶은 결합상품 판매를 할 수 있다. 예를들어 KTㆍSK텔레콤은 스카이라이프ㆍ티유미디어 등의 방송서비스를 결합판매상품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로텔레콤도 초고속인터넷을 10% 이상 할인한 후, SK텔레콤의 이동통신서비스와 묶어 20% 안팎의 할인 결합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 시장지배사업자들이 통신서비스 결합판매를 유연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통신사업자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결합상품 출시가 활성화되면 소비자 선택권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합판매 심사기준 고시로 통신시장 활성화는 물론 소비자의 통신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여 정통부의 결합판매 심사기준 제정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조속한 유ㆍ무선 통신 결합서비스 도입을 촉구해왔다. 통신 결합서비스가 정체 국면의 국내 통신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규제완화에 따른 사업자간 경쟁촉진으로 와이브로ㆍHSDPA 등 신규서비스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번 결합판매 고시는 그동안 금지해 온 결합상품 출시가 허용돼 KT와 SK텔레콤같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에게는 희소식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시장지배적 사업자들에게 결합상품에 대한 인가를 무조건적으로 해서는 안된다. 정통부가 결합판매에 의해서만 두 개 이상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순수결합행위, 동등결합판매에 필요한 핵심요소를 제공하지 않는 행위, 특수관계인의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결합판매를 하는 행위 등을 결합판매 금지행위 유형으로 간주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이러한 행위를 할 경우 결합상품에 대한 인가를 내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순수결합행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어 정통부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통신사업자들이 결합판매가 허용됐다고 해서 가입자들에게 인터넷서비스와 유선전화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판매하지 않고 두 개 서비스를 한꺼번에 가입하도록 종용한다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민원이 제기될 수 있는 사안인 것이다. 개별 상품인 이동통신이나 초고속인터넷 등에 대한 소비자 민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결합상품에 따른 소비자 민원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보호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정통부의 이번 정책은 사업자들 간 공정경쟁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 보호책은 미흡한 느낌이다. 사업자가 제공하는 결합상품의 최우선 목표는 가입자 기반 유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불법 마케팅이 성행할 수도 있다. 결합상품 판매에 대해 규제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정통부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결합판매를 처음으로 시행하는 만큼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제도적인 한계를 보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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