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전자화 문서 보관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산업자원부는 어제 전자화 문서 보관에 대한 법적효력 인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융기관이나 기업들이 전표나 계약서 등을 별도의 종이문서 없이 전자화 문서로만 보관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종이없는 상거래 시대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 셈이다.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 통과로 종이문서 보관과 관련된 비용이 크게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경우 종이문서의 형태로 발생되는 각종 전표 및 신청서 등 종이문서 원본의 폐기가 가능해지면서 종이문서 보관과 유통 관련 비용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그동안 금융기관 등 일부 기업들은 전표나 계약서 원본과 스캐닝한 사본을 이중 보관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적지 않았다. 산자부는 전자화 문서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는 종이의 유통비용 및 보관비용 등을 합해 연간 약 9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면에서 볼 때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사실 지난달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개정안이 하반기로 미뤄질 경우 올해 국회통과는 불투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주요 금융기관들의 경우 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을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 통과와 연계시켰다. 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전자문서보관소 사업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다.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당장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새롭게 형성되는 틈새 시장이다. 이미 공인전자문서보관소 1, 2호 사업자가 등장한 상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시장은 올해 760억원, 2012년에는 30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폭발적인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시장의 고성장세에 편승해 공인전자문서보관소 사업자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업자들이 늘어나면 시장과열도 우려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는 종이없는 상거래 시대를 여는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보관소의 성공적인 운영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관소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갈 길이 멀다. 우선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관소의 역할과 필요성을 정확히 알리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보관소 제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자거래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하더라도 전자화 문서를 맡기는 보관소가 불안정하거나 신뢰할 수 없다면 종이없는 상거래 시대의 도래는 요원하게 된다.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제대로 정착되면 기업이 쏟아내는 엄청난 종이문서는 사라지고 전표나 서류를 찾기 위해 문서창고를 뒤적일 필요가 없게 된다. 업무 프로세스도 개선돼 효율성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자칫 보관소 사업자의 서비스 부실화로 종이없는 사회로 가는 길에 제동이 걸린다면 관련 업계는 물론 IT강국 한국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부와 관련 업계는 공인전자문서보관소가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미비점 등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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