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HS보다 더 강력… 등록비용도 큰 부담
완제품 포함 화학물질 제한… 미등록땐 판매불허
업계간 공동협력땐 오히려 수출경쟁력 향상 계기
유럽연합(EU)의 또 다른 환경규제인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이하 리치)'가 오는 6월 발효를 앞두고 있어 전자ㆍ화학ㆍ자동차 등 우리 수출주력 산업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리치는 EU가 이미 시행중인 전기전자제품 폐기지침(WEEE),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RoHS),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친환경설계의무화(EuP)와 함께 기준에 미흡한 제품과 물질의 역내 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환경규제 정책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 EU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치, 중소 화학 및 완제품 업체 타격= 리치는 EU 역내에서 1톤 이상 제조ㆍ수입되는 화학물질과 완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대해 등록 및 승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체 80%인 3만여종의 화학물질이 이에 해당된다. 이미 시행 중인 WEEE나 RoHS에 비해 더 강력하고 포괄적인 환경규제다. EU 역내에 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과 완제품이 등록이나 승인을 받지 않거나 유해물질로 판명되면 아예 판매 자체가 되지 않는다.
리치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EU 수출 화학제품은 17억달러(2006년 기준)로 당장은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화학제품이 전자와 자동차 등 완제품에 포함돼 EU로 수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EU 수출액인 495억달러가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리치 시행에 따른 등록비용으로만 국내 화학 수출기업들이 2조5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출액 만큼의 등록비 부담이 발생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치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준비가 미흡할뿐더러 관심도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년 11월말까지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사전 등록하고 2018년까지 화학물질별로 본등록을 해야하는 지를 모르는 기업이 태반인 것이다. 대기업인 LG화학이 지난해 리치전담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지만 전략 수립 단계에 그칠 정도니 정보와 인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의 준비는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또 유독성 화학물질이 0.1% 이상 포함된 완제품일 경우 신고를 하지 않으면 수출이 안된다. 하지만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 전자업체 관계자는 "리치가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과도한 우려도 문제, 대중소 상생전략 필요= 리치와 관련 업계나 정부의 대책이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보다는 산업간 협업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지금이라도 철저히 대비한다면 RoHS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쟁 차별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의 등록비용 부담 2조5000억원이라는 전망치도 다소 과다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EU 화학제품 수출액의 0.1%를 등록비로 예상하고 있고 국내 산업자원부도 3000억∼4000억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 화학물질분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부담은 더 줄어든다.
또 업계간에 공동보조를 맞춘다면 리치장벽도 효율적으로 넘을 수 있다. 물질 및 업종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혜를 모으면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장벽을 넘을 수 있다. 이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들이 환경정보를 중소 협력업체는 물론 경쟁사 및 타업종과 공유하는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일본의 경우 업종간 컨소시엄을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 리치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는 EU 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EU의 리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실제 많은 업체들이 리치 등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업체들이 잘 준비한다면 시장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치 조문에 대한 철저한 숙지와 자사 제품이 등록ㆍ신고 대상인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년 11월까지 사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EU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산자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는 기업 대상으로 리치 대상 품목 여부를 확인해 주고, 업종간 컨소시엄 구축 지원, 법 조문 해설 세미나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산업자원부 리치기업지원센터 이귀호 센터장은 "리치는 화학 뿐만 아니라 EU 관련 전 수출품목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환경규제로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은다면 오히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형기자 rilla@
완제품 포함 화학물질 제한… 미등록땐 판매불허
업계간 공동협력땐 오히려 수출경쟁력 향상 계기
유럽연합(EU)의 또 다른 환경규제인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 이하 리치)'가 오는 6월 발효를 앞두고 있어 전자ㆍ화학ㆍ자동차 등 우리 수출주력 산업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리치는 EU가 이미 시행중인 전기전자제품 폐기지침(WEEE), 유해물질 사용제한지침(RoHS), 내년 하반기로 예정된 친환경설계의무화(EuP)와 함께 기준에 미흡한 제품과 물질의 역내 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환경규제 정책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대 EU 수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리치, 중소 화학 및 완제품 업체 타격= 리치는 EU 역내에서 1톤 이상 제조ㆍ수입되는 화학물질과 완제품에 포함된 화학물질에 대해 등록 및 승인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체 80%인 3만여종의 화학물질이 이에 해당된다. 이미 시행 중인 WEEE나 RoHS에 비해 더 강력하고 포괄적인 환경규제다. EU 역내에 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과 완제품이 등록이나 승인을 받지 않거나 유해물질로 판명되면 아예 판매 자체가 되지 않는다.
리치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는 EU 수출 화학제품은 17억달러(2006년 기준)로 당장은 커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화학제품이 전자와 자동차 등 완제품에 포함돼 EU로 수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EU 수출액인 495억달러가 영향권에 포함된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리치 시행에 따른 등록비용으로만 국내 화학 수출기업들이 2조5000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학제품 수출액 만큼의 등록비 부담이 발생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리치에 대해 우리 기업들의 준비가 미흡할뿐더러 관심도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내년 11월말까지 화학물질에 대한 유해성 정보를 사전 등록하고 2018년까지 화학물질별로 본등록을 해야하는 지를 모르는 기업이 태반인 것이다. 대기업인 LG화학이 지난해 리치전담반을 꾸려 대응하고 있지만 전략 수립 단계에 그칠 정도니 정보와 인력이 부족한 중소 업체들의 준비는 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또 유독성 화학물질이 0.1% 이상 포함된 완제품일 경우 신고를 하지 않으면 수출이 안된다. 하지만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같은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 중소 전자업체 관계자는 "리치가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반문하기도 했다.
◇과도한 우려도 문제, 대중소 상생전략 필요= 리치와 관련 업계나 정부의 대책이 늦었다는 평가가 있지만,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보다는 산업간 협업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지금이라도 철저히 대비한다면 RoHS에서와 마찬가지로 경쟁 차별화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의 등록비용 부담 2조5000억원이라는 전망치도 다소 과다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EU 화학제품 수출액의 0.1%를 등록비로 예상하고 있고 국내 산업자원부도 3000억∼4000억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기존 화학물질분석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부담은 더 줄어든다.
또 업계간에 공동보조를 맞춘다면 리치장벽도 효율적으로 넘을 수 있다. 물질 및 업종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혜를 모으면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장벽을 넘을 수 있다. 이미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들이 환경정보를 중소 협력업체는 물론 경쟁사 및 타업종과 공유하는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일본의 경우 업종간 컨소시엄을 구축해 정보를 공유하는 등 리치에 대응하기 위한 협업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치는 EU 뿐만 아니라 일본 등에서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오히려 EU의 리치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실제 많은 업체들이 리치 등록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 우리 업체들이 잘 준비한다면 시장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리치 조문에 대한 철저한 숙지와 자사 제품이 등록ㆍ신고 대상인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내년 11월까지 사전등록을 하지 않으면 EU 판매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산자부 산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는 기업 대상으로 리치 대상 품목 여부를 확인해 주고, 업종간 컨소시엄 구축 지원, 법 조문 해설 세미나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산업자원부 리치기업지원센터 이귀호 센터장은 "리치는 화학 뿐만 아니라 EU 관련 전 수출품목에 영향을 미치는 강력한 환경규제로 기업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정부와 업계가 지혜를 모은다면 오히려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형기자 r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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