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ㆍ감정을 네트워크로 조절
뇌 읽는 '신경경제학'의 원리
소령 쿠사나기는 사이버 네트와 공안 관계의 특수 테러를 전담하도록 만들어진 공각기동대의 요원이다. 그는 뇌의 극히 일부분인 '고스트'를 제외하고는 기계로 된 몸을 가진 사이보그다. 공각기동대는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동안, 몇몇 범죄의 배후에 불특정 다수의 고스트를 해킹해 조종하는 '인형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을 바탕으로 오시이 마모루가 만든 '공각기동대'는 흔히 '어른용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고 한 번에 이해하는 어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정도로 난해한 작품이다. 공각기동대의 철학은 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쿠사나기가 건물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제5원소'에서 밀라 요보비치가 떨어지는 장면으로 인용됐고, '매트릭스'는 공각기동대에서 등장한 '네트'의 개념을 사용했다.
공각기동대의 등장인물은 모두 사이보그다. 지식을 습득하는 일은 전자두뇌를 이식하면 되고, 신진대사도 기계 이식으로 조절한다. 뇌 자체가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연결돼 지식을 확장시킨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헬리콥터 조종법'을 전송해 달라는 장면과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네트워크상에 그대로 노출된다. 두 작품 속에서 뇌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연결돼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해킹도 당하는 존재다.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은 이같은 '뇌 읽기'를 현실화시키는 학문이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통해 사람이 경제적인 판단을 내릴 때, 뇌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학문의 출발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비이성적인 공포, 분노, 탐욕, 이타심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신경경제학자들은 기존 경제학의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하는 동물'이라는 원칙을 부정한다. 이들의 시도가 결과를 맺게 된다면 이유 없이 기대심리만으로 폭등하는 주식시장의 모습이나 당첨될 확률이 극히 낮은 복권사업은 종적을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옛날 전제군주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식이었고, 전체주의자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었지만, 우리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하도록 되어 있다'는 식이다"라며 새로운 권력의 출현을 경계한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 뇌 자체가 감시당하는 세상에서 운영자나 관리자가 순간 독재자로 돌변하지 않게 할 방법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박건형기자 arete@
뇌 읽는 '신경경제학'의 원리
소령 쿠사나기는 사이버 네트와 공안 관계의 특수 테러를 전담하도록 만들어진 공각기동대의 요원이다. 그는 뇌의 극히 일부분인 '고스트'를 제외하고는 기계로 된 몸을 가진 사이보그다. 공각기동대는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는 동안, 몇몇 범죄의 배후에 불특정 다수의 고스트를 해킹해 조종하는 '인형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그를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을 바탕으로 오시이 마모루가 만든 '공각기동대'는 흔히 '어른용 애니메이션'으로 소개된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고 한 번에 이해하는 어른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닐 정도로 난해한 작품이다. 공각기동대의 철학은 많은 작품에 영향을 미쳤다. 쿠사나기가 건물에서 떨어지는 장면은 '제5원소'에서 밀라 요보비치가 떨어지는 장면으로 인용됐고, '매트릭스'는 공각기동대에서 등장한 '네트'의 개념을 사용했다.
공각기동대의 등장인물은 모두 사이보그다. 지식을 습득하는 일은 전자두뇌를 이식하면 되고, 신진대사도 기계 이식으로 조절한다. 뇌 자체가 네트워크에 자유롭게 연결돼 지식을 확장시킨다.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헬리콥터 조종법'을 전송해 달라는 장면과 마찬가지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네트워크상에 그대로 노출된다. 두 작품 속에서 뇌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라, 네트워크에 연결돼 모니터링이 가능하고 해킹도 당하는 존재다.
신경경제학(neuroeconomics)은 이같은 '뇌 읽기'를 현실화시키는 학문이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통해 사람이 경제적인 판단을 내릴 때, 뇌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학문의 출발점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비이성적인 공포, 분노, 탐욕, 이타심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다.
신경경제학자들은 기존 경제학의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하는 동물'이라는 원칙을 부정한다. 이들의 시도가 결과를 맺게 된다면 이유 없이 기대심리만으로 폭등하는 주식시장의 모습이나 당첨될 확률이 극히 낮은 복권사업은 종적을 감추게 될 지도 모른다.
조지 오웰은 소설 '1984'를 통해 "옛날 전제군주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선 안 된다'는 식이었고, 전체주의자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해야 한다'는 식이었지만, 우리의 명령은 '너희는 이렇게 하도록 되어 있다'는 식이다"라며 새로운 권력의 출현을 경계한다.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 뇌 자체가 감시당하는 세상에서 운영자나 관리자가 순간 독재자로 돌변하지 않게 할 방법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박건형기자 ar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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