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열 KT경영연구소장
지난 3월 26일 세계 최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인 유튜브가 지난해 제작된 온라인 동영상을 대상으로 비디오 어워즈를 시상했는데, 가장 감동적인 동영상으로 '프리허그(Free Hug)' 동영상이 선정됐다.
프리허그 동영상은 2004년 호주인 후안 만이 'Free Hug'란 표지판을 들고 시드니 시내에서 벌인 캠페인을 촬영한 것으로 전 세계에 프리허그 운동을 확산시켰다. 프리허그 운동은 국내에도 상륙하여 주말에 명동이나 인사동에 가면 '따뜻하게 안아드려요', '포옹이 보약입니다' 같은 재미난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기업체에서도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KT에서는 인사말을 '사랑합니다'라고 바꾸고, 동료들과의 안아주기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고, 움직이면서도 두 엄지로 열심히 문자를 보내며 쉴새없이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서 왜 많은 사람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낯선 사람들의 포옹을 담은 이 동영상에 눈이 가는 것일까.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디지털리언들은 더 빨리 더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진정 수많은 커뮤니케이션에서 그들의 얘기를 들어 줄 사람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번이라도 더 빨리 키보드를 누르며 자신의 얘기를 토해내 버리는 사람들, 상대의 글에는 관심없는 사람들과의 소통부재 시대에서 좌절하며 자기만의 세상에서 고독을 씹는 글루미제너레이션이 바로 디지털리언인 것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0'과 '1'이 가져다 준 빠르고 정돈되고 정확한 디지털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조금은 흐트러진 따뜻함의 포옹이었는지 모른다.
디지털 시대에서 통신 서비스는 디지털리언의 입과 귀가 되어 세상과 커뮤케이션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제공해 주었다. 옆 책상에 앉아 있는 동료나 먼 곳에 있는 오랜 친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거의 동시에 같은 느낌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같은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같은 감정을 나타내고, 같은 화상도로 화상 채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00자까지 쓸 수 있는 문자, 3G동영상, 100메가의 광 인터넷 등 '속도'라는 '숫자'에 민감한 통신 서비스는 더 큰 숫자로 디지털리언을 유혹하려 하고 있다. 또한 IT 기업들은 더 많은 기능을 갖은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디지털리안으로서 시대에 발 맞추도록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KT경영연구소의 통신이용현황 패널 조사(14차)에 따르면 응답자의 51.1%가 '기능이 많은 것보다 단순한 기능의 제품을 산다'는 설문 결과를 보였다. 얼마전 한 컴퓨터 회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PC를 선보이면서 PC라는 말이'Personal'과 'computer'라는 말로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경험(Personal)'보다 '컴퓨팅 기술(Computer)'쪽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 있었다며 시각과 촉각 등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강조한 태블릿PC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계 위주의 제품들이 슬슬 사람 냄새를 품기기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가전 시장에서 '복고풍' 붐을 타고 1960~70년대 디자인을 재현한 라디오, 전화기, 미니 컴포넌트 등 '레트로(retro)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앤틱 스타일의 외형은 아날로그의 노스탈지아를 충족시켜주고, 최신 성능은 디지털시대의 디지털리안의 기술적 욕구에 부응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통신 서비스는 더 빠르고 완벽하게 성능 좋은 제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만을 하며, 그들이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의 온도는 잊고 있는 것 같다.
통신 서비스 시장은 포화가 되었고, 크기가 커지지 않는 파이를 여러 사업자들이 나누기에 급급하다고 말한다. 속도와 정확성만 가지고 파이의 크기를 잰다면 통신 서비스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리안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통신 시장은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통신사업자들은 디지털화된 제품과 기반 서비스를 타고 흐를 수 있는 '따뜻함까지 전달하는 통신 서비스'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지난 3월 26일 세계 최대 UCC(사용자제작콘텐츠) 사이트인 유튜브가 지난해 제작된 온라인 동영상을 대상으로 비디오 어워즈를 시상했는데, 가장 감동적인 동영상으로 '프리허그(Free Hug)' 동영상이 선정됐다.
프리허그 동영상은 2004년 호주인 후안 만이 'Free Hug'란 표지판을 들고 시드니 시내에서 벌인 캠페인을 촬영한 것으로 전 세계에 프리허그 운동을 확산시켰다. 프리허그 운동은 국내에도 상륙하여 주말에 명동이나 인사동에 가면 '따뜻하게 안아드려요', '포옹이 보약입니다' 같은 재미난 피켓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기업체에서도 이러한 사회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다. KT에서는 인사말을 '사랑합니다'라고 바꾸고, 동료들과의 안아주기 운동을 확산시키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이메일을 주고받고, 움직이면서도 두 엄지로 열심히 문자를 보내며 쉴새없이 누군가와 얘기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서 왜 많은 사람들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낯선 사람들의 포옹을 담은 이 동영상에 눈이 가는 것일까.
디지털 시대에서 통신 서비스는 디지털리언의 입과 귀가 되어 세상과 커뮤케이션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제공해 주었다. 옆 책상에 앉아 있는 동료나 먼 곳에 있는 오랜 친구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거의 동시에 같은 느낌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같은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같은 감정을 나타내고, 같은 화상도로 화상 채팅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1000자까지 쓸 수 있는 문자, 3G동영상, 100메가의 광 인터넷 등 '속도'라는 '숫자'에 민감한 통신 서비스는 더 큰 숫자로 디지털리언을 유혹하려 하고 있다. 또한 IT 기업들은 더 많은 기능을 갖은 제품들을 앞다퉈 출시하면서 디지털리안으로서 시대에 발 맞추도록 무언의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KT경영연구소의 통신이용현황 패널 조사(14차)에 따르면 응답자의 51.1%가 '기능이 많은 것보다 단순한 기능의 제품을 산다'는 설문 결과를 보였다. 얼마전 한 컴퓨터 회사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PC를 선보이면서 PC라는 말이'Personal'과 'computer'라는 말로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경험(Personal)'보다 '컴퓨팅 기술(Computer)'쪽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려 있었다며 시각과 촉각 등 아날로그적인 특성을 강조한 태블릿PC를 통해 개인의 경험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계 위주의 제품들이 슬슬 사람 냄새를 품기기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최근 가전 시장에서 '복고풍' 붐을 타고 1960~70년대 디자인을 재현한 라디오, 전화기, 미니 컴포넌트 등 '레트로(retro)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앤틱 스타일의 외형은 아날로그의 노스탈지아를 충족시켜주고, 최신 성능은 디지털시대의 디지털리안의 기술적 욕구에 부응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통신 서비스는 더 빠르고 완벽하게 성능 좋은 제품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약속만을 하며, 그들이 전달해야 하는 메시지의 온도는 잊고 있는 것 같다.
통신 서비스 시장은 포화가 되었고, 크기가 커지지 않는 파이를 여러 사업자들이 나누기에 급급하다고 말한다. 속도와 정확성만 가지고 파이의 크기를 잰다면 통신 서비스는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디지털리안의 마음을 달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한다면 통신 시장은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통신사업자들은 디지털화된 제품과 기반 서비스를 타고 흐를 수 있는 '따뜻함까지 전달하는 통신 서비스'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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