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량 증가 등 부작용으로 중복업무 허용
강행장 임기만료 따른 '노조달래기'지적도



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업계 처음으로 도입한 선진형 SOD(영업점업무분리) 제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SOD제도의 창구별 업무분리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중복 업무를 일부 허용하기로 한 것. 이러한 현상은 무리한 제도 도입에 따른 업무량 증가 등의 부작용이 속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강정원 행장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노조 달래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어서 주목된다.

6개월만에 대폭 손질=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22일 SOD제도의 입출금, 분실ㆍ재발행, 신규ㆍ해지ㆍ상담 등 3개 창구에서 중복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입출금 창구에 신규ㆍ해지ㆍ상담 업무를 처리하는 전담 직원을 배치하고 전자금융거래와 관련한 분실ㆍ재발행 업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신규ㆍ해지ㆍ상담 창구에서는 수신상품과 관련한 분실ㆍ재발행 창구 업무도 전면 허용된다. 또한 모든 창구에서 통장이나 신용카드의 마그네틱 손상으로 인한 분실ㆍ재발행 창구 업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밖에 국민은행은 은행장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매월 정기적으로 개최해 개선상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또한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구성,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민은행이 SOD 제도의 엄격한 업무별 창구분리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셈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지 못해 사실상 제도 도입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제도 개선은 운용의 묘를 살려 중복업무를 일부 허용한 것" 이라며 "제도 보완작업 등을 거쳐 새로운 제도로 정착시켜 나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부작용 부담…노조 달래기 지적도=금융권에선 국민은행의 SOD제도가 새로운 인력을 확충하지 않고 단순히 직원들이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업무를 분리, 업무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존 인력을 활용하면서 오히려 업무는 늘어 직원들이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고객들이 업무에 따라 해당 창구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고객 서비스 개선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민은행 노조도 이러한 이유로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지난해 제도 도입 당시 이러한 부작용 우려에도 불구 서둘러 제도 도입을 강행했다. 결국 무리하게 제도 도입을 서두르다 불과 6개월만에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강정원 행장이 오는 10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해 한발 물러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강 행장이 야심차게 도입한 SOD제도에 대해 직원들이 강력 반발하자 `제도개선 카드' 꺼내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국민은행 관계자는 "SOD제도는 외국계 출신인 강정원 행장의 숙원사업 중 하나"라며 "이런 상황에서 부작용 우려가 제기되자 서둘러 봉합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용어설명:SOD=영업점 창구를 기존 단순 입출금이나 상품판매를 구분 없이 시행하던 것을 업무별로 입출금, 분실ㆍ재발행, 신규ㆍ해지ㆍ상담 등 3가지로 분리하고 상품판매와 관리 업무를 엄격하게 구분한 제도를 말한다.

송정훈기자 rep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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