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기업 3곳중 1곳 나노연구
탄소나노튜브ㆍ전극소재 등 주력
나노바이오 제외하면 경쟁력 2위



세계적인 소재 강국인 일본, 이들이 수년 전부터 나노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일본은 세계 부품소재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의 강력한 견제와 추격을 받아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탈출구의 하나로 선택한 것이 나노산업이다.

나노기술 개발을 통해 아직 열리지 않은 신천지와 같은 나노소재, 장비 등의 시장에서 그들이 소재 시장에서 그런 것처럼 기득권을 유지해 나가기 위한 포석을 펼치는 작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나노기술 개발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디스플레이, 센서 등의 산업 영역에서 거의 비슷한 단계에서 시작, 발전하고 있다. 여기에는 산학연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투여되고 있는데, 이들이 2005년 나노기술 개발에 투여한 정부 자금이 10억달러에 이르러 우리나라와 비교해 5배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창간 7주년을 맞이해 일본의 나노기술 개발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이 지향하는 미래 소재는 무엇이며, 나노소재를 이용한 유망한 애플리케이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짚어봤다.

일본 미쯔비씨 연구소는 나노기술 세계 시장 규모를 2005년 700억달러로, 2010년에는 160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이런 추세라면 나노기술 관련 제품이 점차 복합화, 시스템화돼 매년 2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히다찌총연도 2010년에 나노전자�통신분야가 67조엔, 나노재료 분야가 41조엔, 계측 및 공정분야가 5조엔 등 전체 나노기술 시장 규모가 132조엔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나노기술 개발에 가장 많은 연구비를 할당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부품소재 기업 대부분 나노기술 개발 착수=지난 2월 21일부터 23일까지 사흘간 도쿄에서 열린 일본 나노테크2007에 총 484개 업체 가운데 317개의 일본업체가 참여했다. 자국내에서 열린 행사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일본 업체인 셈이다.

지난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부품소재 기업 3개 중 한 개가 나노테크를 높이 평가하고 연구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했던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을 상용화하려는 목적으로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일본 내 535개 업체를 대상으로 나노기술 관련 조사를 벌였는데 약 3분의 1의 업체가 현재 나노테크 관련 R&D를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응답업체 가운데 79개사가 이미 이 분야의 비즈니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나노테크 관련 사업을 2∼3년내 혹은 가까운 장래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까지 합친다면 전체 조사업체의 32%가 나노테크 제품을 개발했거나 개발할 계획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사 결과로 볼 때 응답업체들은 5년 이내에 현재 R&D 투자 수준의 두 배 정도를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 제품 성능 고도화와 신규 시장 개척이 목적=이처럼 일본 부품소재 업체들이 나노기술에 사활을 걸고 있는 데는 주요한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가 자사 제품의 성능향상이며, 두 번째가 사업 다각화 관점의 신규 시장 개척이다.

일본의 나노기술 개발 업체들은 나노시장의 성장에 대해 큰 자신감을 갖고 있는데,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는 탄소나노튜브(CNT)와 나노전극소재 기반의 연료전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업체들은 이 시장이 2010년까지 지금보다 약 10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사내에 특별팀이나 부서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직원들 간에도 인가가 높은 부서로 통하고 있다.

일본의 나노기술 분야 연구원 수도 향후 2년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기업당 연구원 수는 평균 16명이며 앞으로 23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옴론의 경우 마이크로 전자기계시스템 개발을 위해서 현재의 40명에서 100명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이들은 기술 개발 촉진을 위해 외부 기관과의 합동 연구를 진행할 방침으로 자국내 대학과 공공 연구기관에서 적당한 파트너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업체가 정부가 연구개발을 위해 업계, 학계, 정부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길 바라고 있다. 이 업체들은 나노기술이 실질적인 상용 제품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광범위한 기술 개발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일본, 나노기술 상용화 앞서 세계 1위 자리 노려=현재 나노기술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미국은 나노소재�나노소자�나노바이오�환경에너지 등에서 가장 많은 특허와 연구 논문으로 인해 경쟁력 1위를 인정받고 있다. 이어 일본이 나노바이오를 제외한 부분에서 국가 경쟁력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보다 앞서 나노기술 개발에 착수한 미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그 폭이 좁아들어 일본이 나노강국 미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그동안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던 나노기술을 먼저 사업화하려는 노력이 미국보다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과학기술부 산하 나노메카트로닉스 이상록 단장은 "올해부터 일본 업체들이 디스플레이와 센서 시장에서 누가 먼저 수익구조를 가져가는 가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경쟁하고 있다"며 "광학 소재와 나노센서, CNT 분야에서 먼저 시장을 만들어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일본 나노테크 2007이 여느 해와 달리 공정이나 기술 소개 부분은 대폭 줄어들고 상용화 제품 중심의 전시회로 변모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제 일본 업체들이 실험실 안 나노소재�소자를 과감히 시장과 고객을 향해 선보이고 시장에서의 평가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돕기 위해 일본무역진흥회(JETRO)와 일본산업기술연구소(AIST)는 컨퍼런스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나노 관련 중소업체와 대기업, 국가대 국가 학교와 산업체 간 공조 체제를 이루도록 만남의 장을 조성하는 등 법 정부 차원에서 나노기술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표//일본 동양신문사 분야별 나노기술 시장규모 전망치

//표//분야별 나노기술 국가 경쟁력 평가 결과

◇도시바, 전 산업에걸쳐 나노기술 개발 나서=나노기술 물질이 나노기술 관련 제품의 핵심이니 만큼 일본 업체들은 나노 유리, 고성능 섬유 등의 물질과 대용량 메모리, 환경정화시스템 등의 제품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섬유 기술과 나노파티클 부분에 연구력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소형화와 에너지 절약, 제품에 부가가치를 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초로 노트북PC를 상용화한 일본 4위의 전자업체 도시바는 최근 전력 공장설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이곳에 나노기술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가열되기 쉬운 발전 설비의 외부 코팅에 나노기술을 접목해 열에 강한 신뢰성이 높은 설비를 만들 수 있도록 소재를 공급할 방침이다. 특히 내구성, 내열성이 높은 자동차와 비행기 부품을 공급했던 경험으로 파생되는 시장으로의 진출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나노크기의 가공장비 및 계측기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나노임프린팅 장비를 출시했으며, 나노 전극 재료에 기반한 연료전지 개발과 나노세라믹 출시 등으로 일본 나노소재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전계방출소자(FED)의 일종인 SED(Surface conduction Electron emission Display) 개발에 캐논과도 협력하고 있다. SED는 전극 간 전압이 걸리면 터널링 효과에 의해 전자가 방출, 이 중 일부가 슬릿(Slit) 반대편에 충돌해 산란되고 기판 사이에 걸린 전압에 의해 가속돼 적녹청(RGB)을 나타내는 원리를 이용한 자발광식 디스플레이다.

도시바는 캐논의 전자방출원 제조를 위한 팔라듐산화물 잉크젯 장비와 과거 철수한 PDP 생산라인을 활용해 SED 제조에 나서고 있다.

NEC는 `IT 사회의 안전과 편안함을 실현하기 위한 나노기술 개발'이라는 모토아래 최소형 광통신부품과 실리콘 포토닉스 장비를 출시했다. 이는 광 애드드롭 멀티플렉서에 사용되는 것으로 최소형의 광 스위치와 포토닉스 크리스탈로 소비전력을 줄이고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어 광통신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섬유,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일본 초소형 로봇 제조업체 어플라이드마이크로시스템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인체 내부에 넣을 수 있는 미세로봇 개발에 성공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로봇이 인공수정을 해줘 임신을 가능케 하는 방식의 미세 작업을 수행하는데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소재업체 도레이는 힘주어 때를 밀지 않아도 피부속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피부 세척용 나노섬유를 출시했으며 나일론, 플라스틱 소재에 탄소나노튜브(CNT)를 결합, 경도와 강도를 높인 테니스 거트(줄)도 내놨다.

일본 엘피다 메모리는 최근 70nm 공정을 적용한 1Gbit와 512Mbit급 DDR2 SD램 양산에 들어갔다. 히로시마 공장인 히로시마 엘피다 메모리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은 현재 출하를 목전에 두고 있다.

800MHz와 1GHz급 DDR2 칩을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이번에 개발된 70nm 공정 기술로 512Mbit DDR2 SD램에 적용될 세계 초소형 칩 생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엘피다는 이들 제품을 대용량 데이터 처리를 필요로 하는 첨단 서버�고성능 모바일 장비�고화질 디지털 TV(HDTV)�차세대 DVD 리코더�디지털 일안반사식(DSLR) 카메라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공급할 방침이다.

쇼와덴코KK사도 차세대 태양열 셀의 물질을 합동 개발중이며 1년∼3년 이내에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DNA칩 평가, 유전자 작물 검사 전문업체 생체분자 계측연구소에서는 나노바이오 관련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연구하고 있으며, 시라토리나노테크놀로지사에서는 야채, 과일 등 포장용 나노박막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전자 부문 중심, CNT 소재가 시장 이끈다=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나노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전자 부문이 나노기술 상업화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90㎚ 미만 크기의 반도체 메모리�나노 전자 기계(NEM)�데이터 스토리지�유기 디스플레이�CNT-FED�수직 기록 방식을 이용한 박막 필름�하드디스크 스토리지�다양한 센서, 그리고 차세대 전자 제품으로 개발되고 있는 많은 기기들이 나노 전자 기술을 이용한 제품들이다.

이 가운데 CNT에 대한 업체들의 연구 개발이 눈에 띠는데 미쯔비씨상사와 미쓰이상사, 스미토모 등이 일본내 CNT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CNT 기반 소재�소자 개발에 나서면서 특허 중심의 제휴를 맺어 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히 스미토모는 미국 CNI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CNT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CNT는 스포츠 용품, 자동차, 그리고 항공 산업에서처럼 전자 산업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여 이 분야에 대한 일본 업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 일본 나노테크 2007 전시회에서 나노수준의 금속, 금속산화물, 무기물질 등의 다양한 나노소재 제품들이 전시됐지만, 대표적인 일차원 나노소재인 CNT가 단연 돋보였다. 모든 업체들이 예외없이 양산부터 응용제품들이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일본 CNT 업체의 공통점은 향후 플라스틱과 금속류 등에 범용적인 보강재로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금까지 상용화에 걸림돌이었던 CNT의 가격을 그램(g)당 50달러 이하로 충분히 낮췄다는 점이다.

일본 나노테크에 참가한 국내 전자부품연구원 한종훈 박사는 "CNT를 활용한 금속복합소재의 경우가 올해 내 일부 상용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으며, 특히 자동차 업계쪽으로 채용이 임박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CNT가 화학업계을 중심으로 기존 범용소재를 대상으로 본격 채용이 예상됨에 따라 엔지니어링 영역으로 성큼 다가왔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해 일본의 CNT 기술이 한층 성숙해졌음을 암시했다.

송원준기자 s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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