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만든 한강속 '포르말린'
양서류, 소량만 먹어도 죽어
지난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13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2년6개월 동안 2000여장의 스케치에서 선택됐다는 괴물은 영국의 '엠파이어'지가 선정한 '2006년의 CG(컴퓨터그래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사실적인 이미지로 평가됐다.
현실에선 등장할 수 없는, 어류와 파충류 중간쯤 되는 이 괴물의 정체성을 영화는 한강에 흘러 들어간 포르말린으로 인해 생긴 '돌연변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돌연변이는 생물의 유전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하거나 방사선, 화학물질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변이는 100만 번의 DNA복제 중에서 한 번 정도의 비율로 일어나며, 방사선이나 약품처리 등을 통하면 훨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영화나 문학작품 속에서 '돌연변이'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순식간에 납득하도록 만드는 강렬한 캐릭터의 등장 원인으로 사용된다. 히트만화이자 영화화돼서 인기를 모은 'X맨'시리즈나 우주선에서 발생한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된 '판타스틱4'의 주인공을 관객이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도 '돌연변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두 얼굴의 사나이'로 유명한 '헐크'의 배너 박사 역시, 감마 방사선을 과다하게 쬐어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설정돼 있다.
사실, 포르말린이라는 물질의 특성상 영화 '괴물'의 괴물이 한강에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물질로 마취제, 살충제, 소독제 등으로 사용된다. 사람의 경우 공기 중 30ppm(100만분의1) 농도에서 1분간 노출되면 장애가 나타나고, 100ppm 이상 마실 경우 치명적이다. 특히, 괴물의 모태가 된 양서류나 어류의 경우 소량의 포르말린만으로도 바로 죽는다. 또,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생물의 능력은 대부분 열등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원래 생물보다 크거나, 월등한 신체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변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현실적으로 이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영화 속의 설정을 일일이 따진다면, 공상과학이라는 장르는 존재할 수 없다. 공상과학의 세계에서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 부수적인 비과학적 문제에 충분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 '괴물'의 돌연변이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를 통해 봉준호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대한 각성과 주한미군 문제였다는 점을 1300만 관객이 안 것만으로도 화면 속 괴물은 존재가치가 있었던 셈이니까.
박건형기자 arete@
양서류, 소량만 먹어도 죽어
지난해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1300만 명의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록됐다. 2년6개월 동안 2000여장의 스케치에서 선택됐다는 괴물은 영국의 '엠파이어'지가 선정한 '2006년의 CG(컴퓨터그래픽)'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사실적인 이미지로 평가됐다.
현실에선 등장할 수 없는, 어류와 파충류 중간쯤 되는 이 괴물의 정체성을 영화는 한강에 흘러 들어간 포르말린으로 인해 생긴 '돌연변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돌연변이는 생물의 유전 과정에서 우연히 발생하거나 방사선, 화학물질 등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자연에서 발생하는 변이는 100만 번의 DNA복제 중에서 한 번 정도의 비율로 일어나며, 방사선이나 약품처리 등을 통하면 훨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영화나 문학작품 속에서 '돌연변이'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을 순식간에 납득하도록 만드는 강렬한 캐릭터의 등장 원인으로 사용된다. 히트만화이자 영화화돼서 인기를 모은 'X맨'시리즈나 우주선에서 발생한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된 '판타스틱4'의 주인공을 관객이 순순히 받아들이는 것도 '돌연변이'라는 전제에서 비롯된다. '두 얼굴의 사나이'로 유명한 '헐크'의 배너 박사 역시, 감마 방사선을 과다하게 쬐어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설정돼 있다.
사실, 포르말린이라는 물질의 특성상 영화 '괴물'의 괴물이 한강에 등장할 가능성은 없다. 포르말린은 포름알데히드를 물에 녹인 물질로 마취제, 살충제, 소독제 등으로 사용된다. 사람의 경우 공기 중 30ppm(100만분의1) 농도에서 1분간 노출되면 장애가 나타나고, 100ppm 이상 마실 경우 치명적이다. 특히, 괴물의 모태가 된 양서류나 어류의 경우 소량의 포르말린만으로도 바로 죽는다. 또, 돌연변이로 생겨나는 생물의 능력은 대부분 열등하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돼 있다. 원래 생물보다 크거나, 월등한 신체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셀 수 없이 많은 변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현실적으로 이같은 상황은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영화 속의 설정을 일일이 따진다면, 공상과학이라는 장르는 존재할 수 없다. 공상과학의 세계에서는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이 부수적인 비과학적 문제에 충분한 면죄부가 될 수 있다. '괴물'의 돌연변이 역시 마찬가지다. 영화를 통해 봉준호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이, 날로 심각해지는 환경오염에 대한 각성과 주한미군 문제였다는 점을 1300만 관객이 안 것만으로도 화면 속 괴물은 존재가치가 있었던 셈이니까.
박건형기자 ar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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