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와 바이오기술(BT)간 결합으로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시대'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실제 생체시스템 연구 및 응용에 디지털기술의 접목이 잇따르고 있다.

IT-BT융합기술은 특히 잠시 IT산업이 도약하는 발판역할을 할것으로 보이며 이미 선진각국이 이같은 기술혁명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따라 U-헬스 또는 라이프케어의 핵심요소기술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는 상황이다. 바이오칩이 대표적이며 이를 연계하는 원격진료시스템과 모바일 헬스케어 등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막대한 초기투자부담 때문에 국가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하는 전략사업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의료 IT 기술사례들과 이들이 그리는 미래상을 조명해본다.


◇ 바이오칩=생체정보 감지소자… 다양한 응용 시도
8억달러 시장… DNA칩 연 12% 고성장

DNA, 단백질, 항체 당쇄(당이 사슬 형태로 연결된 구조), 세포 등의 생체물질들을 유리나 실리콘, 고분자 등의 고체질 위에 고밀도 집적한 생체정보 감지소자가 바이오칩이다. 극미량의 시료를 초고속으로 분석하는데 적합한 기술인데 유전자 결함이나 발현양상, 단백질 분포 등 생물정보와 생화학적인 동정, 반응속도 등을 파악해 처리하는 도구다. 같은 관점에서 바이오센서도 중요한 데, 생체 감지 물질과 신호변환기로 구성돼 분석하는 물질을 선택적으로 감지하는 바이오칩의 핵심기술이다.

바이오칩은 IT와 BT 융합분야에서 시장규모가 가장 크고 다양한 응용이 시도되는 분야다. 특히 IT와 BT 융합소자로서 의료진단이나 환경모니터링, 신약개발, 개인맞춤 의약 개발 등에 사용된다. 유비쿼터스 헬스 환경에서 활용 폭을 넓히고 있다.

바이오칩 시장에서 가장 유망한 분야가 DNA칩 인 데 주로 진단에 사용된다. DNA칩과 관련해서는 생체시료의 처리나 검출, 마이크로전자기계시스템(MEMS) 등이 결합한 일체형 기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정성과 데이터 처리능력이 우수하면서도 소형에다 사용이 간편하고 저가에 수명이 긴 바이오 센서 개발이 과제다. 대표적인 게 당뇨질환에 사용되는 혈당 센서로 현재 실용화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98년부터 정통부 지원으로 바이오센서 핵심기술을 연구해 2002년 마이크로어레이형 바이오센서와 구분자 미세 성형가공기술, 생체면역센서칩 등을 개발했다. 2003년부터는 e-헬스 구현을 위한 바이오칩 핵심기술을 연구해 플라스틱 DNA칩 시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종합기술원도 DNA PCR칩 시제품을 발표했으나 아직 본격적인 양산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바이오칩 세계시장은 2007년 8억 달러로 예상되며 DNA 칩 시장도 연평균 12%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칩통합시스템시장도 2004년 34억 달러에서 매년 65%씩 성장하며 2012년에는 90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는 바이오센서가 국산화되어있으나 아직 외국제품 의존도가 높다. 대부분 혈당바이오센서에 머물고 있으나 향후 젖산, 콜레스테롤 등 다양한 바이오센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2005년 300억원 규모 시장이 2007년에는 500억원, 2010년에는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헬스케어= 휴대폰으로 건강관리… 당뇨서비스 대표적
혈당ㆍ식사ㆍ운동정보 전송… 시범서비스 진행

휴대전화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지속적인 생활 속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바일 헬스케어가 주목을 받고 있다. 평소 식습관과 운동관리가 중요한 당뇨 환자들을 위한 모바일 당뇨서비스가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수유비케어의 엠닥터(MDoctor) 서비스가 꼽힌다. 휴대폰에 소형 외장 측정기기를 연결해 혈당, 보행계수 등의 건강지표들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측정 결과를 토대로 휴대인터넷이 건강관리 웹사이트에 정보를 보내 관리하는 형태다. 유무선으로 의료전문가와 연계돼 필요한 경우 더욱 전문적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당뇨관리에 중요한 혈당, 식사, 운동, 약물(복용) 등의 정보도 휴대폰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1차로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했고, 동네 의원으로 범위를 확대해 2차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운동, 음주, 흡연상태를 관리하고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건강상담을 받는 모델도 개발 중이다.

만약 환자가 의사에게 발송한 혈당치가 너무 높거나 낮을 경우 보호자에게도 문자메시지가 발송돼 즉각적인 처치에 나설 수 있도록 해준다. 또 당뇨환자들이 선호하는 대학병원은 물리적 거리가 멀고 환자 수가 많아 세심한 관리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동네병원 의사를 주치의로 연결하는 서비스 모델도 개발되고 있다. 실제 영동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된 1차 시범서비스 기간에는 12주 동안 36명을 대상으로 모바일로 당뇨를 관리한 결과 혈당 수치가 평균 15% 감소하는 등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이 서비스에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200여종의 단말기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250여명의 당뇨환자들이 무료체험단으로 의원급 시범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원격진료시스템=광통신망ㆍ영상전송 장비 등 업그레이드
초기 제한적 건강체크 넘어 광범위한 진료

가장 유비쿼터스 형태에 근접한 차세대 의료서비스 모델로 원격진료시스템이 각광을 받을 전망이다. 원격지 의사가 현지 의료진에게 환자의 체온, 혈압, 혈당, 스코프(확대경)를 통한 피부 및 점막 검사를 지시하면, 각종 검사 데이터가 자동으로 측정돼 실시간으로 의사와 환자의 모니터로 각각 전달된다. 가령, 심전도 데이터는 직접 검진하는 것과 같은 결과물이 그래프 형태로 전송되며, 디지털 청진기를 통해 환자의 청진음과 파동을 기록한 그래프가 스피커와 화면을 통해 의사에게 전송된다. 또 코, 입, 귀, 피부 등은 별도의 의료 확대경 장비를 사용한다. 환자 자료는 환자관리 프로그램에 의해 날짜에 따라 자동 데이터화 되며, 원격지에서 처방전 발급도 가능하다.

초창기 원격진료는 검진센터와 부유층 아파트 거주자, 지자체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압, 체온, 맥박, 혈당 등 기초적이고 제한적인 건강체크 목적으로 시행돼 왔다. 하지만, 2005년 10월 안양교도소와 안양메트로병원 간에 구축된 원격진료시스템, 2005년 11월 강원도 철원지역의 청성OP와 6사단 의무대대 간의 원격진료시스템은 전용 광ㆍ통신망 및 영상 전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X-레이 초음파, 심전도, 디지털 이비인후과 장비 등을 통해 내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정신과 등 광범위한 진료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의료 사각지대의 의료 공백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기존 원격진료와 차별성을 가진다.

실제 안양교도소는 원격진료시스템 도입 전후의 모습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안양교도소 의료진은 의무과장(1명), 의무사무관(2명), 공중보건의사(3명)와 약사(1명), 간호사(2명) 등 총 9명. 의무과를 찾는 재소자들은 1일 100∼120명 가량이며, 공중보건의들이 수용시설을 돌며 실시하는 '순회진료'를 받는 사람이 추가로 약 100명에 이른다. 또 전체 2500명 재소자 중 투약 인원이 무려 1000∼1100명에 이른다. 인력 부족과 함께 장비도 열악하다. 재소자들의 질환이 다양하지만 의무과 장비는 초음파진단기, X-레이, 심전도기, 혈압기 등이 전부다. 그나마 초음파진단기는 전문의가 없어 무용지물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부병원 진료에 수용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났다. 원격진료시스템 도입 전, 수용자 외부 진료 대기시간은 보통 2∼3개월이 소요됐다. 최광섭 의무과장은 "재소자라는 특성상 외부병원 진료 시 1인 하루 10명 이상이 어렵고 수용자 한 명당 3명의 호송인력이 필요해 부담이 컸다"고 밝혔다. 진료 적체가 심해져, 교도소 내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던 것.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비 역시 문제였다. 연간 4억 원가량의 예산이 재소자의 의료비로 사용된다.

하지만, 원격진료시스템 도입후 외부 진료 대기시간이 기존 2∼3개월에서 2주로 대폭 단축됐다. 재진 환자비율이 줄었고 수술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일도 최소화됐다. 초진환자 외부병원 이용이 더욱 쉬워졌고 재소자 건강수준도 향상됐다. 원격진료의 진료시간이 외부병원보다 길어지면서 의료서비스의 질도 향상됐다.

최근 구축을 마치고 운영에 들어간 신안군 전역 원격진료시스템 역시 의료 소외지역이었던 도서 및 산간지역 등의 의료서비스 제공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신안군 전역에 구축된 원격의료시스템은 신안군 보건소를 중심으로 전라남도 신안군내 도서지역 21개 보건지소와 진료소 및 복지시설을 연결하며 현재 전남대 화순병원과 목포중앙병원과의 연계 시스템도 구축되고 있다.

원격진료모델은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에 수출되면서 사업모델로도 각광받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이 개발도상국의 보건의료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공공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100만 달러 규모의 시스템구축 협약식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원격진료시스템의 장점에도 여전히 법ㆍ제도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양교도소는 의료 관련 법규에 따라 의무사무관이 원격진료가 이뤄지는 동안 동석해야 했다. 원격진료 수가 역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기준마련도 시급하다. 또 매출감소를 우려하는 동네 개원의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할 것인지도 과제다.

조성훈기자 hoon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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