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지역 연구개발ㆍ벤처 산업단지 등으로 개발
올 예산 1000억 투입… 2012년까지 3000억 투자
'영상소자' 등 30년 축적기술 상용화 본격 행보



송년회가 한창이던 지난 연말, 대덕연구개발특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동문창업관에 입주해 있는 (주)한비젼의 연구실 겸 사무실. 1000만 화소 산업용 카메라를 선보여 화제가 되었던 이 회사 유상근 사장과 5명의 연구원은 거리의 들뜬 분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차기 제품인 '차세대 영상소자'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차세대 영상소자 개발은 대덕특구본부가 진행한 첫 과제 공모에서 당당히 선정된 연구과제다. 이 회사는 올해만 7억원, 앞으로 3년 20억원 가량의 연구개발 상용화 자금을 지원 받는다. KAIST 인공위성센터 시절 우리나라 첫 위성인 우리별 1호 카메라 개발의 주역인 유 사장은 "깜짝 놀랄 만한 성능의 영상소자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경제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떠오른 대덕연구개발특구에 상용화 바람이 불고 있다.

대덕특구는 지난 30여 년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순수 과학기술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이런 축적된 과학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작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상용화를 위한 노력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가 기존 '대덕연구단지법'이라는 특별법을 '대덕연구개발특구법'으로 문패를 바꾼 이유도 이런 상용화 작업의 일환이다. 특구 상용화를 지휘하기 위해 대덕특구 지원본부(이사장 박인철)를 꾸리기도 했다.

대덕특구본부에서는 첫 번째 상용화 사업으로 지난해 (주)한비젼을 비롯한 5개 회사를 선정해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전주기에 걸친 지원을 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특구 산-학-연-관이 참여하는 '특구 상용화 포럼(회장 이재도)'도 출범했다.

그러면 정부의 육성계획은 어떨까.

대덕특구의 전체 범위는 과학기술부 고시에 따르면 2100만평 규모다. 일단 기존 대덕연구단지 840만평에 개발이 진행중인 대덕테크노밸리 129만평, 개발이 완료된 대전 3,4산업단지 100만평, 국방과학연구소 130만평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는 인근 부지를 신규 개발한다. 과기부는 신규 부지와 관련 이미 8개 지역, 200만평의 부지를 산업용지 등의 용도로 개발할 계획을 내놓았다.

8개 지역 가운데 대전시 유성구 신동은 북부거점 복합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며 둔곡동은 최첨단 산업단지로 조성된다. 방현동은 연구개발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신성동에는 벤처산업단지가, 충남대와 노은동 사이의 죽동은 외국인 단지로, 전민동 등은 주거단지 등으로 개발된다.

세제혜택도 주어진다. 연구소 기업과 첨단기술 기업, 외국인 투자 기업 등에 대해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과 함께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된다. 재산세의 경우에는 7년 간 100% 면제, 3년 간 50% 감면 등 파격적인 세제혜택이 실시된다.

이밖에 특구에는 오는 2007년까지 5만평 규모의 외국인 전용공단이 조성되며 이곳에는 IT와 BT 등 첨단기술을 보유한 10-20개 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 2만7000평 규모로 외국인들을 위한 주거 공간 확보도 추진된다.

대덕특구의 모습은 우선 장밋빛이다. 과학기술부가 내놓은 대덕특구 육성계획에 따르면 현재 800개 수준인 벤처기업이 오는 2010년에는 1500개, 2015년까지 3000개로 늘어나게 된다. 매출액도 현재 3조5000억원 수준에서 2015년에는 3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산도 집중 투입된다. 과기부는 올해 특구 예산으로 1000여억원을 책정했다. 그리고 오는 2010년까지 5년 동안 66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벤처펀드로는 올해 200억원이 종잣돈으로 투입되고 오는 2012년까지 모두 3000억원이 쏟아 부어진다.

최근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대덕특구 지원본부와 상호 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대덕특구 개발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신규 산업단지 개발이나 벤처펀드 등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의 이런 각종 지원 정책이 가시화되면서 입주문의도 쏟아지고 있다.

대전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와 KAIST나 ETRI 등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운영하는 10여개의 각종 창업보육센터는 이미 입주공간이 동난 상태다. 간혹 한 두 개씩 공간이 나오기도 하지만 1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가격을 불러도 무섭게 사라진다.

신규 공간도 마찬가지다. 특구 내에서 산업단지로 개발 중인 대덕테크노밸리를 보자. 지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에 돌입한 이곳은 산업용지 40만평 가운데 1,2단계가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으며 최근 삽질을 시작한 3단계 분양도 분양률 100%를 앞두고 있다.

우선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부지문제.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부지난은 필연적인데 Q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다. 과기부는 8개 지역 200만평 가량의 개발 계획을 내놓았지만 주민 반발에 부딪쳐 중단된 상태다.

특구법 제정에 이은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도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특구법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연구소 기업 설립과 관련 정부는 후속 가이드 라인을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박인철 대덕특구본부 이사장은 "특구는 연구단지에서 간판만 바꿔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혁신 클러스터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이라면서 "대덕특구는 주력 산업이 전환기를 맞고 있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구남평기자@디지털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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