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어 올해 설 연휴 기간중 시중에 풀릴 현금의 총액은 4조원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액수는 지난해 설 연휴 기간 유통된 4조3000억원에 비해 3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04년 설 관련 현금수요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오는 22일 설을 앞두고 현금 수요를 예측한 결과 지난 2000년 설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현금 수요가 4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설 연휴(3일) 기간의 현금 수요는 4조원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3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 자금 수요는 외환 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지난 2000년의 3조300억원에서 3조8500억원(2001년)ㆍ4조2400억원(2002년)ㆍ4조3000억원(2003년) 등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으나 올 들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설 연휴가 주말과 이어지면서 사실상 5일간 휴무하는 사업장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의 내수 부진에 따라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현금 수요는 작년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설 관련 현금 수요를 적극 뒷받침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연휴이후에도 별도의 통화 환수 조치를 취하지 않을 방침이다.

1998년 이후 설 관련 현금 유통량은 평균 3조6000억원 수준이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설에는 현금 수요가 3조3000억원이었으나 1999년 설에는 3조5500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설을 앞두고 추석 등과 마찬가지로 기업 및 개인의 결제성 현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다만, 연휴기간이 끝나면 민간의 현금 수요가 설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면서 대체로 영업일 기준으로 10일 정도가 지나면 70~90%가 금융기관으로 환류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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