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디자인 트렌드와 세계적인 디자인 제품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디자인코리아2003'이 4일 서울 코엑스 대서양관에서 성대하게 개막됐다. 8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에서 가장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세계 굿디자인 제품의 경연장인 '세계베스트디자인전'이었다. 이 전시행사는 선진 12개국의 디자인 전문기관이 선정한 우수 디자인 제품 440여 점을 비교 전시하는 '세계베스트디자인관'을 비롯, 국내외 15개 기업이 참여한 '디자인선도기업관', 국내외 39개 디자인 스튜디오가 참여하는 '디자인전문회사관' 등으로 꾸며졌다.

○…오전 10시 거행된 개막식에서는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철호 한국디자인진흥원장, 구자홍 조직위원장,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디자인기관장들이 참석해 각국의 베스트 디자인 제품을 관람했다. 윤 장관 등은 독일관에 전시된 안락의자 등에 직접 앉아보고, 가상현실관에서 3D 디자인 과정을 체험하기도 했다. 특히 독일관에는 올해 우수 디자인상인 레드닷(red dot)상을 수상한 LG전자의 엑스캔버스 PDP TV가 전시돼 찬사를 받았다.

○…세계베스트디자인관에서는 미적 아름다움은 물론 실용성이 돋보이는 선진 디자인 제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입김만 불어넣으면 15분간 36도의 공기가 골고루 퍼지는 '자가난방 장갑'(프랑스), 여성 호신용 목걸이 '긴급버저'(일본), 항공기 좌석 디자인으로 여행객들을 사로잡은 영국항공의 '클럽월드'(영국) 등 기발한 아이디어의 실용 디자인 제품들이 많아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가상현실(VR)디자인전시관도 호기심을 유발시키기에 충분한 코너였다. 여기서는 디자인과 3차원(3D) 제작기술이 조화된 '디지털디자인 VR체험 영상관'과 다듬이ㆍ조각보ㆍ계란꾸러미와 같은 우리 디자인 원형을 조망하는 '디자인 문화유산관'이 마련돼 일반인들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디자인 프로세스를 설명하는 가상현실 코너에서는 찰흙으로 가제품을 만드는 기존의 '목업'과정을 생략한 채 미완성 단계의 각종 제품을 3D 모델링을 통해 훨씬 정교하게 제작하는 과정을 보여줬다. 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엔지니어링과 스타일링을 통합하는 디자인 제작공정이 자동차와 소형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선도기업관에는 알레시(이태리)ㆍ브라운(독일)ㆍB&O(덴마크) 등 주방기기 및 가전분야의 명품들이 대거 전시됐다. 현대자동차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국내 대기업들도 우수 디자인 제품들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는 컨셉트카인 HRC를 레이싱걸이 직접 소개하는 부스를 마련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HRC는 현대차 남양연구소와 일본기술연구소가 공동개발한 차세대 자동차. 삼성전자는 '홈서비스 로봇'을 전시했다. 이 로봇은 주인의 명령에 따라 가전제품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카메라와 영상통화 기능을 갖춰 주인이 외출 시 집안에 벌어지는 일들을 보고하고 스케줄도 관리하는 '집사겸 비서' 역할을 한다. 디자인과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대표적인 차세대 가전제품이라고 제작진은 설명했다.

○…디자인전문회사관에는 상황에 따라 색이 변하는 무선램프를 디자인한 인프로세스(프랑스), 영국항공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클럽월드)을 디자인해 성공사례를 낳은 탠저린(영국) 등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제품을 디자인한 회사들이 대거 참석해 각사의 디자인 철학을 소개했다.

○…이날 전시장은 찾은 관람객들은 각 전시관에 놓은 디자인 제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첫날 관람객의 대부분이 디자인 분야 종사자들이거나 대학에서 관련분야를 전공하는 학생들이었으며,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도 상당수 눈에 띄였다. 서울산업대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다는 이상희씨는 "다양한 해외 디자인 작품을 감상하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 좋았다"며 "우리 디자인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나 아직 해외작품에 비해 독창성이 떨어지고, 적용범위가 제한적인 게 아쉽다"고 말했다.

조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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