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정보통신과 오락스의 대표를 함께 맡고 있는 김준수 사장의 머리는 늘 복잡하다. 기업의 CEO치고 머리가 복잡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그의 복잡함은 좀 독특하다. 그는 자신이 맡고 있는 기업을 어떻게 이끌어나갈까 또는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나갈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뿐만 아니라 선후배나 동료의 고민까지 도맡아 한다. 그래서인지 김사장의 동료나 선후배들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하던 일이 벽에 부딪치면 의례 김사장을 찾아 조언을 구하곤 한다. 그의 평범하지 않은 생각과 오랫동안 온라인 서비스를 지켜온 경험이 새로운 해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 역시 그렇게 찾아오는 친구나 동료ㆍ후배들을 귀찮아하지 않고 반갑게 맞는다.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듣고 함께 해법을 찾다보면 저절로 자신이 하는 일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도 떠오른다는 것이 김 사장의 설명이다.

김사장이 다른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은 어떤 일이든 호기심을 갖고 열심히 한다는 것.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해 거의 모든 게임에 통달해 있고 검도에도 일가견이 있다. 스쿼시와 서핑도 좋아하는 스포츠 중 하나. 일 역시 노는 것처럼 즐기면서 하자는 게 김사장의 평소 생각이다. 이처럼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끝장을 보는 열정 덕분에 오늘의 그가 있게 된 것이라는 게 주위의 말이다.

김준수 사장이 IT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은 92년 `한운야학'이란 사설게시판(BBS)을 운영하면서부터. 그가 운영하는 BBS는 사설BBS으로는 최고의 속도를 자랑해 그의 BBS에 가입하고 싶어하는 네티즌들이 줄을 설만큼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집에서는 여간 불만이 아니었다. 한번 열중하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김 사장답게 한 달치 월급의 거의 대부분을 BBS관련 장비와 회선 확충에 투입했기 때문이다.

"남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하는 제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내와 갈등도 많았습니다. 지금이야 옛날 이야기처럼 하지만, 방 하나를 전화국처럼 꾸며놓고 퇴근하자마자 틀어박혀 나오지 않으니 오죽했겠습니까."

온라인 서비스에 대한 김사장의 이같은 열정 덕분에 그는 96년 LG미디어가 새로 시작한 PC통신서비스인 트윈텔과 인터넷 서비스인 사이버넷의 서비스운영팀장으로 발탁됐다. 또 인터넷쇼핑몰인 인터파크와 함께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전자상거래 사업을 개시하기도 했다. 당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터넷이나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고개를 저을 때였다. 김사장은 아직도 당시의 일과 경험을 가장 보람 있었던 시간으로 꼽고 있다.

이후 LG미디어의 PC통신 서비스가 LG전자로 이관돼 그룹차원에서 온라인 사업 진출을 타진하자 자연스럽게 LG전자로 옮겨 신사업팀에서 사업기획을 담당했다. 또 그룹내 온라인 전문회사로 LG인터넷이 출범하자 서비스 운영팀장을 맡아 LG인터넷의 채널아이 서비스 운영을 총괄했다.

하지만 LG그룹이 데이콤을 인수하면서 그룹의 통신사업 중심 축이 음성통신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김사장은 이 때가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시절이라고 말한다. 나름대로 새로운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회사는 그와는 반대의 방향으로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김사장은 당시 조인스닷컴 사장이었던 유인청씨의 권유로 조인스닷컴의 e비즈본부장을 맡게 된다.

"조인스닷컴 본부장 시절에는 정말 눈코 뜰 새가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본부내 3개 팀장이 6개월이나 공석이어서 본부장은 물론 팀장역할까지 해야 했으니까요."

김사장은 최근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살려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유무선 인프라 제공업체인 다산정보통신과 모바일 콘텐츠 전문회사인 오락스의 사령탑이 된 것. 특히 지난 2001년 다산정보통신에서 분사한 오락스는 중국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11월 중국 이동통신업체인 모바일차이나와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서유기' 제공 계약을 체결한 오락스는 올해 1월부터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중국 내 WAP기반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톱5 안에 드는 실적을 올리는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장 수익으로 연결되는 매출은 그리 크지 않지만 현재 중국 차이나모바일이 극히 일부의 콘텐츠만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락스가 거둔 성과의 가치는 매우 크다.

김준수 사장은 이같은 성과를 발판으로 더욱 다양한 게임을 중국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차이나모바일과 연예 시물레이션 게임인 `알라뷰' 제공 계약을 체결, 다음달 1일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으며 이 외에도 3개의 자바게임 제공을 추진중이다. 또 일본 등 다른 해외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다산정보통신은 현재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유무선 인프라 및 솔루션 제공 외에 포털 서비스로 사업 영역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엔터테인먼트 전문 유무선 포털서비스를 개시하고 조만간 여성전문 무선포털 서비스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유선이나 무선 어느 한 시장만을 겨냥해서는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두 시장을 모두 겨냥해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요. 다산정보통신은 자사의 아이템만으로는 완결적인 마케팅이 어려운 기업을 적극 발굴,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입니다."

그의 강점인 휴먼네트워크를 십분 이용해 서로 이익이 되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게 김준수 사장의 생각이다. 김사장은 이와 관련 "이미 여러 회사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몇몇 분야에서는 사업추진이 구체화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사장이 그동안 e비즈니스와 경영 분야에서 닦은 경험과 노하우가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윤옥기자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