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오라클이 발표한 새로운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정책은 오라클 제품을 사용하는 국내 고객들이 유지보수료로 종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한국오라클이 마케팅 전략차원에서 일정기간 특정고객에 한해 유지보수료를 `할인(Discount)'해줄 수 있는 재량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초 소프트웨어 구입가격을 기준으로 서비스료가 산정되기 때문에 이를 국내 지사 차원에서 변경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오라클측은 "이같은 서비스료는 본사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적용해왔고, 한국만 예외였다"면서 "5∼7년 정도 지나면 제품을 새로 구입해야 하는 하드웨어 장비의 유지보수료와 영구 사용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유지보수료는 다른 기준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국내 고객들도 이해했으면 한다"고 양해를 구했다. 또 "고객들이 기존 유지보수 계약시 부담했던 비용과 새로운 방식으로 전환했을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큰 차이가 없도록 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오라클 최상곤 기술서비스본부장은 "미국도 정부조달 규정과 회계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공부문의 유지보수요율은 다른 일반 산업과 차등 적용된다"며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오라클은 최근 우리지주회사의 IT자회사인 우리금융정보시스템에 대해 공공부문에 적용하는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한 것에 대해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고 해서 우리금융을 공공기관을 분류한 것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물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우리금융측과 다시 협상해 일반 기업의 유지보수요율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오라클은 우리금융측이 정부 공적자금(예보지분 86.5%) 투입을 근거로 공공부문 요율을 적용해 줄 것을 요청하자 본사 승인을 받아 이를 허락했고, 이 때문에 국내 은행권이 "억지논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논란소지〓한국오라클의 새로운 유지보수료 정책은 몇가지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를 안고 있다. 특히 새로운 유지보수료 정책으로 인해 한국오라클이 과거 `무상서비스'라고 선전했던 내용이 실상은 한국오라클 내부적으로 별도로 가격이 매겨졌다는 사실이 결과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 오라클 제품에서 서비스 부문을 제외한 실질제품원가(소비자가)가 얼마였는지를 알릴 수 밖에 없어 한국오라클로서는 곤혹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오라클이 소프트웨어 라이센스와 기타 서비스를 별도로 구매하도록 했지만, 고객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별도 구매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예를들어 오라클 제품을 채택하면서 유지보수 서비스를 구매하지 않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구매체계상 라이센스와 서비스가 비용이 별개로 책정된 상품이지만 고객은 이를 하나의 결합된 패키지로 인식할 수 밖에 없다.

◇업계 반응〓업계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들은 "그동안 한국에서는 유지보수요율 체계가 불명확해 결과적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활성화의 걸림돌이 돼 왔는데, 대형 글로벌 업체들이 이 부문을 관행화시켜 나가면 결국 국내업체들도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반면, 은행권은 대체적으로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한 은행관계자는 "한국오라클 주장대로 결과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유지보수료 부담이 같을지, 오히려 많아질지는 전혀 증명이 되지 않았다"며 "오라클 정책에 허점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은행관계자는 "최근 한국오라클측에서 연간 18%로 새로운 유지보수료율을 제시했는데 어떤 이유로 이렇게 결정했는지 아무런 설명과정이 없었다"며 "현재로선 이렇다할 평가를 내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기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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