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자체판매 통제방침에 제조사는 `딴 맘`
번호이동성 시행 눈앞…미묘한 입장차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두고 SK텔레콤과 휴대폰 제조업체간에 휴대폰 유통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에 휴대폰 자체 유통 비율을 현재보다 낮출 것을 요구하거나 자체 유통 불가 방침을 밝히는 등 주요 휴대폰 제조업체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에 40% 전후인 자체 유통 비율을 30% 이하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LG전자에는 현재의 자체유통 비율인 20~25% 선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 자체 유통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한 팬택앤큐리텔에 자체 유통 불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SK텔레콤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자체 유통 비율이 높아지면, 휴대폰 유통구조가 복잡해지고 제품 공급가격에도 불협화음이 있으며, 무엇보다 SK텔레콤에 대한 대리점의 전속성에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제조업체에 자체 유통 비율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팬택앤큐리텔의 유통시장 진입은 반대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제조업계에서는 제조업체의 자체 유통에 대한 SK텔레콤의 통제 강화 움직임이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번호이동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휴대폰 제조업체 관계자는 "번호이동성 시행을 앞두고 SK텔레콤이 대리점 등 유통망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제조업체의 자체 유통에 대해서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최근 번호이동성과 관련해 대리점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리점에 대한 이탈 방지 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SK텔레콤의 유통망 장악력 확대 방침과 관련,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한 휴대폰 제조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보상 기기변경 장려금이 자체 유통 제품보다 사업자 공급 제품에 1만5000원 가량 더 주어지는 것과 관련, 이를 해결해줄 것을 SK텔레콤에 요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사의 휴대폰 전문 센터인 애니콜 프라자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매장 수를 총 50여 개로 늘릴 계획이다.

또 팬택앤큐리텔은 공개적인 움직임은 자제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유통 담당 직원들이 SK텔레콤 등 이통사 대리점을 직접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체 유통 사업 착수를 위한 정지작업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또 자체 유통을 위한 전용 휴대폰 모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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