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숫자, 도형, 도표, 이미지 및 다른 형식의 정보를 방송망을 통해 송출하고, 나아가 양방향의 데이터 서비스를 구현한다면 이는 방송인가 통신인가.

방송의 정의와 이에 따른 방송사업자 분류체계를 새롭게 짜는데 있어서 `데이터방송' 또는 `데이터서비스'에 대한 법적 규정의 문제가 방송법 개정의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다.

현행 방송법에서 방송은 `방송프로그램을 공중(公衆)에게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송신하는 것'이며, 방송프로그램은 방송편성의 단위가 되는 방송내용물, 즉 영상과 음성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데이터방송 또는 데이터서비스가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방송법 개정협상에서 이슈가 되는 이유는, 방송위가 방송을 새롭게 정의하면서 방송사업의 한 형태로 `데이터방송'을 포함시킨 방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위가 지난 7월 제시한 방송법 개정안은 비디오와 오디오의 방송프로그램은 물론 데이터를 제공하는 행위도 방송의 한 형태(데이터방송)로 규정하고, 이를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방송채널사용사업자로 방송위에 등록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통부가 데이터방송 개념의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는, 이 같은 법 개정 방향이 방송의 범위를 지나치게 통신영역으로 확장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통부가 관장하는 현행 전기통신사업법과 관련 시행령에는 데이터서비스가 `부가통신서비스(부가통신역무)'로 규정되어 있으며, 부가통신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정통부에 등록하도록 규정돼 있다. 따라서 데이터방송은 방송과 통신의 융합현상에 따라 방송의 새로운 부가서비스로 각광을 받게 될 데이터서비스를 방송과 통신의 어느 쪽 영역으로 규정할 것인지에 관한 영역다툼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1일 방송위와 정통부의 방송법 개정 협의에서는 데이터방송을 하나의 독립된 방송행위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를 방송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통부는 방송용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할당된 주파수 위에서 영상과 음성 중심의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부가서비스로 제공되는 데이터서비스를 별도의 방송사업으로 규정할 수는 없다는 논리와 함께 기본적으로 양방향 서비스를 전제로 한 데이터방송을 인정한다면, 이는 통신과 방송의 구분 자체를 흔들어버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방송이라는 동일한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서비스의 하나로 데이터방송을 규정하는 것은 기술발전에 따른 당연한 법 개정 방향이며, 통신망 기반의 부가서비스에 대한 침해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방송법 개정 협의를 통해 데이터방송이 어떻게 정의될 지는 지켜봐야할 것이지만, 여하튼 데이터방송은 방송과 통신의 경계선을 정하는 문제와 직결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방송과 함께 통신망 기반의 실시간 멀티미디어서비스를 `별정방송'으로 규정,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환경에서 방송법의 관할권을 넓히고자 하는 쪽이 방송위의 입장이라면, 통신 관할권을 지키면서 오히려 방송과 통신의 융합서비스 영역에 대한 영향력을 넓히려는 쪽이 정통부이기 때문이다.

박창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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