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기술(IT)수입시장에서 지난 8년 간 중국이 고속성장을 지속해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한 반면 한국은 중국산 공세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 8년 간(1994∼2002년) 일본 IT 수입시장에서의 한ㆍ중 점유율(35개 품목)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일본 시장점유율은 1994년 5.6%에서 지난해 22.7%로 수직 상승했고 금액 면에서도 16억1000만 달러에서 135억2000만 달러로 8배 이상 성장한 반면 한국 상품의 점유율은 10.6%에서 9.6%로 낮아졌고, 수출액도 30억8000만 달러에서 54억9000만 달러로 불과 1.8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 상품의 수출증가율은 지난 1994년 290억 달러에서 지난해 596억 달러로 2.1배 늘어난 일본 IT 수입시장 전체 증가세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엄성필 KOTRA 해외조사팀장은 "중국이 한국 상품이 서있던 자리를 무서운 속도로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며 "휴대폰이나 반도체 등 우리가 앞서 있는 분야에서조차 중국의 추격이 시작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 일본 IT 수입시장 석권=중국은 8년 새 35개 품목 중 경도측정기를 제외한 34개 품목에서 모두 점유율을 높였다. 이 가운데 18개 품목은 시장점유율 1위, 7개 품목은 2위로 끌어올리는 등 빠른 속도로 일본 IT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워드프로세서ㆍ소형계산기ㆍAV기기 부품ㆍ복사기 등 5개 품목에서는 시장점유율이 50%를 상회했으며, 휴대폰 부품ㆍPCB 등 10개 품목에서도 점유율이 30%를 넘었다. 이 분야에서 국산 제품은 중국산에 밀려 일본시장에서 뒤쳐지고 있다.

◇한국 전반적 입지 약화=한국은 휴대폰 등 소수품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늘어난 품목은 16개 품목에 불과했고, 19개 품목에서 하락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1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은 12개 품목에서 6개로 절반이나 줄어 한국 제품의 입지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반도체ㆍ휴대폰 분야 중국 맹추격=대일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도 한국산의 일본 시장 점유율이 94년 25.2%에서 지난해에는 18.7%로 감소했다. 반도체는 아직 중국에 비해 우위에 있으나 최근 중국도 반도체 산업에서 일정수준의 발전기반을 확보, 향후 한국을 추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휴대폰은 지난해 중국의 시장점유율이 18.8%로 급상승해 한국(21.2%)에 거의 접근했다. 휴대폰 분야도 아직 기술에서 우리가 앞서지만 중국 정부ㆍ기업의 추격열의 등을 감안할 때 시장점유율면에서 곧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고부가가치화ㆍ품목 다양화 시급=중국제품이 `싸구려 덤핑제품`의 이미지를 점차 벗어 던지고 한국 제품과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우리 제품의 대일 수출 증대를 위해서는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ㆍ첨단화를 통해 경쟁우위 분야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 또 무선통신기기ㆍ반도체 등 하드웨어 중심의 수출편중 구조를 프로그램ㆍ콘텐츠 등 소프트웨어나 전자부품ㆍ소재 등 중간재 분야로까지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IT제품의 일본시장 점유율 상승이 일본 기업의 중국 현지투자에 주로 기인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 대일 투자유치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KOTRA는 지적했다.

강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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