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이 DR(재해복구센터)센터 업그레이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일부 은행, 카드, 증권사 등이 내년 IT투자 예산에 예정에 없던 재해복구센터 업그레이드 비용을 배정하는 등 DR센터 구축 의무화에 따른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8월말 금융감독원이 조흥은행 파업사태가 일단락된 직후 `비상시 금융기관 전산망 안전대책'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권고사항에 머물렀던 재해복구센터 구축을 내년 1월1일부터 의무사항으로 변경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R센터 구축이 의무사항이 된만큼 앞으로 현장조사를 통해 당초 요구한 기준에 미흡하면 최근 구축한 DR센터라도 반드시 업그레이드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당 금융회사는 IT실태 평가시 낮은 등급(4∼5등급)을 받는 동시에 기관 경고 등 문책을 받게 된다.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10월 금감원은 `재해복구센터 구축안'을 통해 은행ㆍ증권ㆍ카드사는 재해발생 시점에서 3시간내 정상영업이 가능한 실시간(Mirroring) 수준의 DR센터를, 보험사와 기타 제2 금융기관은 24시간내 정상영업이 가능한 수준의 DR센터 구축을 요구했다.

하지만 금감원 지시가 권고사항에 그치다 보니 실제로는 3시간내 정상영업이 의문시되는 `부실 DR센터'가 부지기수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않았다.

금감원은 앞으로 DR센터의 원격지 규정에 대한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대표적인 DR센터 부실운영 사례로 주전산센터 바로 옆 건물에 백업센터를 두는 경우를 들었다. "동일 재해선상에 DR센터가 있다면 동시에 재해를 입기 때문에 DR센터 구축 의미가 없다"는 게 금감원 판단이다.

그러나 일부 금융회사들은 원격지 DR센터 구축에 따른 회선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주전산센터와 가까운 곳에 DR센터를 구축한 사례가 적지 않다. 심지어 같은 건물에 주전산센터와 DR센터를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

금감원은 동일 재해선상에 위치한 DR센터들은 재해 대응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어 이들은 경우에 따라 DR센터 이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다만 `동일 재해선상'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없다. 물리적으로 가깝다 하더라도 지질과 지형적으로 주전산센터와 격리돼 있다면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측은 "동일 재해선상에 대한 국제적 기준이 없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범위에서 판단해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기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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