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지표금리 격인 3년만기 국고채 유통수익률(금리)이 연 3.98%를 찍어 마침내 3%대로 내려앉았다. 시중 변동금리의 기준으로 활용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유통수익률도 같은 날 연 3.88%를 기록했다. 국내 금리는 19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이후 연 30%를 웃돌았으나 80년대에는 연 15%수준으로 낮아졌고 3저 호황 때와 IMF 외환위기 때 일시적으로 폭등했다가 1998년부터는 한자리수를 유지하며 지금까지 하락추세를 보여 왔다. 우리 경제가 고성장ㆍ고물가 시대를 마감하고 저성장ㆍ저물가 시대로 진입하면서 자금의 초과공급이 발생, 이자율도 저금리 기조로 바뀐 것이다. 특히 1997/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차입 및 확대경영을 꺼려 저축률을 하회하는 투자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은행들도 기업대출 보다는 안전한 국공채 투자를 선호해 3년만기 국고채 금리의 3%대 진입에 일조를 했다.
일반적으로 저금리기조는 과거의 고비용 경제구조에 비하면 저렴해진 금융비용에 힘입어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켜 경기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저금리의 긍정적 효과를 전혀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가 한계기업을 존속시키는 등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을 지연함으로써 경제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그 결과 소비위축과 증시침체의 악순환을 낳는 형국이다.
현금 1억원을 연리 4%의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맡기면 만기 때 원금 1억원과 세후 이자 334만원을 합쳐 모두 1억334만원을 받는다. 같은 방식으로 법정 최저임금 월51만4150원(통상임금 기준)과 같은 액수의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1억8472만4550원을 예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자소득만으로는 최저생계를 꾸리는 데 2억원 가량을 은행에 맡겨야 한다니 은행 이자소득에 의존하는 노년층 퇴직자의 생활형편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은 청장년층은 어떠한가. 이자율이 낮으면 여윳돈이 있어도 저축은 하지 않고 써버리기 쉽다. 주택과 자동차 등을 구입해야 하는 사람은 이자부담이 줄어든 탓에 은행 대출을 신청하게 된다. 은행들은 돈을 굴릴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대출 세일에 나선다. 결국 저축의욕 감퇴와 금융비용 감소는 청장년층에게는 과소비를 부추겨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실제로 금융시장은 400만명을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때문에 카드채 상환문제 등 신용경색을 경험한 바 있다.
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하고 금리는 경기에 후행한다고 한다. 따라서 최근에도 금리가 계속 내린다는 것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 우리경제는 이론상으론 성장 둔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하겠다.
이웃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산업계의 노력으로 엔고를 극복했으나 과도한 금리인하로 자산의 버블현상을 자초해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10여년째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노년층이 두터운 일본의 경우 과도한 금리인하는 금융소득 감소를 초래, 소비부진을 유발했고 기업 및 금융기관은 구조조정에 소홀해 경제 부실을 심화시켰던 것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송하식 경제부장ㆍ부국장
일반적으로 저금리기조는 과거의 고비용 경제구조에 비하면 저렴해진 금융비용에 힘입어 소비와 투자를 진작시켜 경기회복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우리경제는 저금리의 긍정적 효과를 전혀 가시화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가 한계기업을 존속시키는 등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을 지연함으로써 경제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그 결과 소비위축과 증시침체의 악순환을 낳는 형국이다.
현금 1억원을 연리 4%의 1년 만기 정기예금에 맡기면 만기 때 원금 1억원과 세후 이자 334만원을 합쳐 모두 1억334만원을 받는다. 같은 방식으로 법정 최저임금 월51만4150원(통상임금 기준)과 같은 액수의 이자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1억8472만4550원을 예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자소득만으로는 최저생계를 꾸리는 데 2억원 가량을 은행에 맡겨야 한다니 은행 이자소득에 의존하는 노년층 퇴직자의 생활형편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버는 것보다 쓰는 게 많은 청장년층은 어떠한가. 이자율이 낮으면 여윳돈이 있어도 저축은 하지 않고 써버리기 쉽다. 주택과 자동차 등을 구입해야 하는 사람은 이자부담이 줄어든 탓에 은행 대출을 신청하게 된다. 은행들은 돈을 굴릴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해 대출 세일에 나선다. 결국 저축의욕 감퇴와 금융비용 감소는 청장년층에게는 과소비를 부추겨 신용불량자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실제로 금융시장은 400만명을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때문에 카드채 상환문제 등 신용경색을 경험한 바 있다.
주식시장은 경기에 선행하고 금리는 경기에 후행한다고 한다. 따라서 최근에도 금리가 계속 내린다는 것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한, 우리경제는 이론상으론 성장 둔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하겠다.
이웃 일본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산업계의 노력으로 엔고를 극복했으나 과도한 금리인하로 자산의 버블현상을 자초해 산업생산이 위축되면서 10여년째 장기불황을 겪고 있다. 노년층이 두터운 일본의 경우 과도한 금리인하는 금융소득 감소를 초래, 소비부진을 유발했고 기업 및 금융기관은 구조조정에 소홀해 경제 부실을 심화시켰던 것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송하식 경제부장ㆍ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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