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반도체ㆍLCD 장비업체의 외국계 지분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토ㆍ주성엔지니어링ㆍ탑엔지니어링 등에 외국계 펀드의 투자가 두드러지고, 실리콘테크의 경우 외국 투자사가 기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 아예 최대 주주로 들어앉았다.

홍콩에서 운용되고 있는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CSFB)은 지난 1일 7세대 LCD용 CVD와 차세대 청정가스인 플로린(F2)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아토(www.atto.co.kr 대표 오순봉ㆍ문상영)의 해외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대량 매수했다. CSFB가 이번에 매수한 BW를 행사할 경우 이 회사의 아토 지분율은 5.27%에서 8.71%로 높아져 최대주주 오순봉 회장에 이은 2대 주주로 내려앉게 된다.

단기간 외국인 지분 참여율이 두드러진 업체 가운데는 주성엔지니어링(www.jseng.com 대표 황철주ㆍ트렁도운)을 빼놓을 수 없다. GMO이머징마켓펀드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에 걸쳐 주성의 지분을 연달아 장에서 매수하면서 지분을 7.21%까지 올려 역시 창업주인 황철주 사장에 이은 주성엔지니어링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LCD용 액정주입장치 전문 업체인 탑엔지니어링(www.topengnet.com 대표 김원남)도 외국인 지분 투자가 활발한 회사다. 7월 일본계 펀드인 JLSCP가 6.67%의 지분을 사들인데 이어 8월에는 피델리티 펀드가 5.6%의 지분을 확보, 각각 이 회사의 3대ㆍ4대 주주로 올라섰다.

아예 외국계 펀드가 기존 최대주주를 제치고 최대 주주로 올라선 장비업체도 있다. CP홀딩스는 지난 2001년 실리콘테크(www.stl.co.kr 대표 우상엽)가 발행한 전환사채를 최근 주식으로 전환, 6.68%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였던 우상엽 대표이사를 제치고 이 회사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처럼 외국 투자자금이 몇몇 장비업체에 급속히 유입되면서 업계에서는 반도체 활황으로 급속히 비중을 높였다가 불황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계 펀드가 다시 국내로 몰려오는 신호가 아닌가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내 LCD 패널 업체들이 투자에 적극적이고 장치 산업의 특성상 한번 고정 공급선을 확보하면 투자 시마다 정기적인 장비매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성장성을 고려해 `될만한 물건'을 고르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테크의 경우 외국 투자회사가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해 최대주주가 되면서 장비업체들이 외국인 지분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게 하기도 했지만, 업계는 대체적으로 외국 투자자들은 차익만 취하면 언제든지 빠져나갈 확률이 높아 최대주주가 되더라도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지분 증가는 전반적인 업계사정과 해당업체의 실적이 호전됐음을 뜻하는 지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허정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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